'해외연수 추태'로 제명되고 또 선거에
[경향신문]
기초의회 해외연수 도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는 등 물의를 빚은 전 경북 예천군의원 2명이 6·1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 시스템을 보면, 권도식 전 예천군의원(64·왼쪽 사진)과 박종철 전 예천군의회 부의장(57·오른쪽)이 각각 지난 3일과 6일 예천군의원 선거에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권 전 의원은 ‘가’선거구, 박 전 의원은 ‘나’선거구에 입후보했다.
박 전 의원은 2018년 12월 예천군의회가 미국 동부·캐나다에서 공무 국외연수를 할 당시 현지 가이드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상해)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형을 받았다.
권 전 의원은 해당 연수 때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 언급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의회에서 제명 결정을 내리자 박 전 의원 등은 제명의결 처분 취소소송을 내고 효력정지 신청까지 낸 바 있다.
당시 이 사태가 외부에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빗발쳤고, 예천군농민회 등 지역 주민들은 군의원 9명의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달 18일 예천시민연대는 “(해외연수 때 군의원들의 일탈로) 국제적 망신은 물론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면서 “하지만 치욕과 부끄러움이 치유되기도 전에 이들이 또 지방선거에 나서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018년 해외연수에 동행한 예천군의원 9명 중 4명을 이번 선거에 공천했다. 이에 기초의원 공천에서 탈락한 3명은 성명을 내고 “추태 해외연수로 나라 망신시킨 군의원들에게 전원 공천을 주는 것도 모자라 도의원 후보로도 공천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일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다. 우발적으로 한 실수지만,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태 이후) 의원직을 잃고 법적 처벌까지 받았다. 이후에는 스스로에게 실망해 문 밖에도 거의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이어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 염치가 없다고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저를 지지해 준 지역민들에게 다시 군의원이 돼서 4년 전 일을 만회하고 보답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권 전 의원은 “(제명 처분 후) 지난 3년 반 동안 반성을 많이 했다. 해외연수 때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지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이상 군민들이 (당락 여부를) 선택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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