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러군 점령 우크라 헤르손 "푸틴에 러로 병합 요청할 것"

강주리 2022. 5. 1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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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에 장악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친러 정부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영토 병합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헤르손을 장악한 뒤 현지에 친러 성향의 민군 합동 정부를 세웠다.

이후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고위 당직자 등은 헤르손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주지 않고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통제 아래에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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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손 민군 합동 정부 부책임자 기자회견

“러의 완전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달라”
크렘린궁 “명백한 법적 근거 필요”
헤르손, 우크라 내륙-돈바스 잇는 요충지
2월 침공 후 러, 헤르손에 친러정부 세워

헤르손 승전 기념일 행사 -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열린 2차대전 승전 기념일 행사.트위터 캡쳐
어두운 표정의 푸틴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77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모습. 2022.5.9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에 장악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친러 정부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영토 병합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르손 민군 합동 정부 부책임자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혔다.

그는 회견에서 “헤르손주를 러시아 연방의 완전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푸틴에 요청할 것이며, 이를 근거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투표 거치지 않고 러 편입 추진
“원래 러시아땅 원래 문화로 돌아가야”

그의 발언은 주민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역 정부와 러시아 정부간 협정에 근거해 헤르손의 러시아 편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지난 7일에도 “우리는 러시아 연방의 일부로 살 계획이며, 발전 속도 면에서 크림반도와 비슷해질 것”이라면서 “누구도 강제적으로 하지는 않겠지만, 원래 러시아 땅이었던 지역들은 그들의 원래 문화와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적 관영매체 스푸트니크 통신이 러시아 고위 관리자를 인용해 병합 계획을 보도했다.

‘박살난 우크라이나 집’ - 지난달 29일 오전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헤르손에서 고려인 동포 남아니따양(10)의 자택이 러시아군의 폭격에 박살나 있다.남아니따양은 전쟁이 나자 우크라이나를 탈출, 헝가리를 거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지난 22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왔다.2022.3.30 남아니따양 제공

스트레무소프는 헤르손주 당국이 러시아 편입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당국과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미 충분히 협력하고 있으며, 다른 러시아 지역과 일체가 됐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크렘린궁은 “그런 결정을 위해서는 과거 크림에서와 같은 명백한 법적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내륙과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한 요충지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헤르손을 장악한 뒤 현지에 친러 성향의 민군 합동 정부를 세웠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유일하게 점령한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5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평화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청년이 러시아군의 장갑차 위에서 힘차게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2.3.6 트위터 캡처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유일하게 점령한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5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평화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유광장에 모인 2000명의 시위대는 총을 든 러시아 군인들 앞에서 국기를 흔들며 저항했다. 2022.3.6 트위터 캡처

러 상원 부의장 “러, 영원히 이곳에 와”
“참전용사에 푸틴 대통령 위로금 지급”

이후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고위 당직자 등은 헤르손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주지 않고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통제 아래에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통합러시아당 총회 서기(사무총장 격)이자 상원 부의장인 안드레이 투르착은 6일 헤르손을 방문해 “러시아는 이곳에 영원히 왔으며, 여기에 추호의 의심도 있을 수 없다”면서 “어떠한 과거로의 회귀도 없을 것이고, 우리는 함께 살며 이 풍요로운 주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통합러시아당이 헤르손에 인도주의 센터를 개설해 인도주의 물자 제공을 도울 것”이라면서, 오는 9일 2차 세계대전 전승절에 앞서 참전 용사들에게 선물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위로금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벽화 - 7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한 여성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그린 벽화를 지나가고 있다. 2022.5.8 AP 연합뉴스
항의 시위 나선 러시아군 점령지 헤르손 주민들 -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13일(현지시간) 주민들이 국기를 들고 침공에 항의하는 행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헤르손에 친러 자치정부를 세우기 위한 주민투표를 계획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2022.3.14 헤르손 로이터 연합뉴스 2022-03-14

우크라 “러 병합 추진 지역
떠나려는 민간인 옷 벗기고 학대”

헤르손주, 도네츠크주에 있는 점령지인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에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주민투표를 근거로 점령지를 자국 영토에 편입하는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쓴 방식이다.

러시아는 헤르손과 멜로토폴 등에서는 법정화폐를 루블화로 바꾸는 등 편입을 위한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가 병합을 추진하는 지역을 떠나려는 민간인을 학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리 소볼렙스키 헤르손 지역위원회 부대표는 6일 우크라이나 방송 인터뷰에서 “도시 밖으로 나가는 길은 복잡하다. 버스로 간신히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다. 모든 길이 막혀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검문소에서 남성들을 철저하게 수색하면서 옷을 벗기고 (민족주의자나 신나치라고 의심하는) 문신을 찾는 등 학대를 저지르고 있다”고 고발했다.

- 러시아군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우크라이나 여성의 몸에 나치 낙인이 새겨져 있다. 우크라이나 여성 하원의원 레시아 바실렌코 트위터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이다” -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시민들이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이다. 러시아의 노예가 아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는 모습비즈니스 우크라이나 매거진 트위터 캡쳐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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