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대만은 중국 일부' 삭제..中 "스스로 낸 불에 타 죽을 것" 반발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2022. 5. 1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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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국무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미국-대만관계 공식 설명 자료에서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을 두고 미중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대만에 대한 공식 설명 자료를 갱신하면서 "중화인민공화국의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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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국무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미국-대만관계 공식 설명 자료에서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을 두고 미중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일부터 한일 순방에서 중국에 대한 안보·경제 등 전방위 압박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대만이 미중 갈등의 최대 화약고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대만 침공 대비를 위한 대만 무장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어 대만해협에서 군사 긴장이 빠르게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美 “대만은 중국의 일부” 삭제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대만에 대한 공식 설명 자료를 갱신하면서 “중화인민공화국의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뺐다. 대신 “대만은 민주주의와 과학 분야의 선도 지역으로서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 파트너”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미국이 대만을 ‘중요 파트너’로 표현한 것은 처음이다.

국무부는 “미국은 대만관계법과 미중 3대 코뮈니케(공동성명), 6개 보장에 따른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한다”는 표현도 넣었다. 대만관계법은 대만 방어를 위해 미국이 무기를 제공하고, 대만의 안전에 관한 위협에 미국이 대항 조치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3대 코뮈니케는 1979년 미중 수교 전후 미국이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발표된 3개 성명을 가리킨다. 이 3대 코뮈니케보다 대만관계법을 먼저 기술한 것. 중국은 대만관계법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해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대만에 대한) 정책은 변화가 없다”면서도 중국에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설명에도 국무부의 움직임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대만 관련 미국의 정책 변화를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5일 브리핑에서 지난달 20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 간 통화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한다고 잘못된 주장을 했다”며 “오스틴 장관은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한국 방문에서 중국 견제 연설을 하고 일본에서는 중국 견제용 미일, 호주, 인도 간 4자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를 연다. 다음달엔 한국, 일본 참여가 예상되는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신(新)나토 전략개념을 발표한다.

● 中 “자신이 지른 불에 타죽을 것”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대만 관련) 개황을 수정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허구화하거나 속 빈 강정으로 만드는 방해 술수”라며 “대만 문제에 대해 현상을 바꾸려는 어떠한 시도도 반드시 ‘자신이 지른 불에 스스로가 타 죽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발햇다.

중국과 대만 사이 바다인 대만해협의 군사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이달 초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을 대만 동부 해역으로 보내 전투 훈련을 하자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순양함 ‘포트로열’이 10일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무력시위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에 러시아군을 고전하게 만든 우크라이나군을 본 딴 비(非)대칭 전력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0일 미국이 3월 대만의 헬리콥터, 자주포 구입 승인 요청을 거절하고 드론과 스팅어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대공 미사일 구입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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