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울렸던 태림페이퍼.. 시장 외면에 재상장 철회

장우정 기자 2022. 5. 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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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골판지 원지 생산업체인 태림페이퍼의 유가증권시장 입성이 좌절됐다.

세아상역은 지난 2019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갖고 있던 태림페이퍼, 태림포장 지분 등을 7300억원에 인수했다.

태림페이퍼는 태림포장 지분 68.78%를 보유 중인데, 이 지분의 시장 가치는 약 2000억원이다.

1986년 설립된 태림페이퍼는 모든 종류의 골판지 원지(표면지, 골심지, 이면지 등)를 생산·공급하는 국내 종합 골판지 원지 1위(시장점유율 약 20%)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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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골판지 원지 생산업체인 태림페이퍼의 유가증권시장 입성이 좌절됐다. 지난 9~10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태림페이퍼는 11일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적정 시점에 다시 상장을 추진하겠다”며 상장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태림페이퍼의 사업 경쟁력이나 업황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하게 높았던 희망 공모가가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림페이퍼의 최대주주인 의류 제조사 세아상역은 공모가 희망 범위를 1만9000원~2만2000원으로 잡고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했다. 공모 주식 수는 810만4000주다. 486만2000주(60%)는 신주로 발행하고 324만2000주(40%)는 세아상역이 갖고 있던 구주(舊株·기존 주식)를 팔 예정이었다. 태림페이퍼의 현재 주식 수는 2755만2687주로, 신주를 발행하고 공모가가 2만2000원으로 책정되면 시가총액은 7131억원이 된다.

경기도 시흥시 태림포장 공장에서 직원들이 골판지를 정리하고 있다. /조선DB

태림페이퍼가 높은 몸값을 고수했던 것은 인수가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세아상역은 지난 2019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갖고 있던 태림페이퍼, 태림포장 지분 등을 7300억원에 인수했다.

태림페이퍼가 2만2000원에 상장한다고 가정하면, 상장 후 세아상역의 태림페이퍼 지분율은 약 75%가 된다. 시총(최대 공모가 기준 7131억원)을 고려했을 때 세아상역이 가진 태림페이퍼 지분 가치는 약 5348억원이다. 태림페이퍼는 태림포장 지분 68.78%를 보유 중인데, 이 지분의 시장 가치는 약 2000억원이다. 여기에 세아상역이 구주 매출로 회수할 수 있었던 약 753억원(324만2000주 × 2만2000원)을 더하면 세아상역은 이번 태림페이퍼 상장으로 3년 사이 약 800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세아상역이 태림페이퍼 인수 당시 회사(태림페이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수금 일부를 마련한 것으로 안다”면서 “인수 초창기부터 태림페이퍼를 발판 삼아 외형 성장을 위한 투자 등에 나설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1986년 설립된 태림페이퍼는 모든 종류의 골판지 원지(표면지, 골심지, 이면지 등)를 생산·공급하는 국내 종합 골판지 원지 1위(시장점유율 약 20%) 기업이다. 관련 공정을 수직계열화하고 있으며, 아세아·대양·삼보 계열과 함께 시장을 과점 중이다.

태림페이퍼는 과거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을 샀다. IMM PE는 약 4000억원에 코스닥 상장사였던 태림페이퍼를 인수한 후 2016년에 자진 상폐를 결정했다. 당시 주가는 1만원대 중반이었으나 주주들로부터 주당 3600원에 주식을 헐값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자의 반대로 ‘헐값 공개매수’에 실패한 IMM PE는 이후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지분 95%를 채운 뒤 자진 상장폐지했다. IMM PE는 이후 주당 4300원을 배당 받기도 했다.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이런 과거 전력 탓에 수요 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부터 태림페이퍼 사외이사(등기임원)로 합류한 하종원 전 캄보디아증권거래소 부이사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하 이사는 현재 법무법인 원 고문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 이사는 한국거래소 재직 당시 상장 신고서 감사, 위반행위 제재 등 상장 관련 실무 이해도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제지업계 매출이 크게 좋아지고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장을 앞두거나 매각을 준비 중인 업체 사이에선 지금이 적기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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