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3750까지 밀리면 매수 기회..연말에 랠리 가능성" [명예기자 리포트]

강인선 2022. 5.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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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주식도 하루 8% 하락
과매도 구간에 들어섰단 증거
빅테크 '줍줍' 참아라
지금은 고배당株·채권 늘릴 때
증시 더 조정돼야 성장주 매력
장기적으론 에너지株 투자 유망
美국채 10년물 금리 상승세지만
3.5% 넘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 매경 명예기자 리포트 /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CIO ◆

올해 들어 17% 하락한 S&P500이 '과매도(oversold·주가 폭락으로 인한 적정 수준 이상의 매도 주문)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중국 봉쇄 등으로 인한 것이다. 상반기 강도 높은 긴축으로 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완화된다면 연말에는 4500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는 랠리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현지시간) S&P500은 물론 실적과 전망이 좋은 에너지 섹터에서도 8%대 하락이 나오며 시장은 폭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비둘기적인 발언으로 시장을 안정시킨 지 이틀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좋은 주식에서도 매도가 나타나는 것은 과매도 구간의 시작이라는 의미다. 지수가 하락해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실적이 좋았던 에너지주까지 매각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음은 주가수익비율(PER)에서도 나타난다. 주가가 이익 대비 얼마나 고평가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 S&P500의 12개월 선행 PER는 17배 수준으로 지난해 고점인 22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S&P500 PER는 통상 14~17배 구간에 있으면 '보통' 구간으로 본다. 해당 구간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올해 초까지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주가가 정상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S&P500은 올해 안에 3750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주가가 언제, 얼마만큼 떨어질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내가 매수 기회로 생각하는 3750 수준이 될 확률은 높다고 보고 있다. 과매도가 빨라지면 5~6월에, 늦어지면 4분기가 될 수도 있다. 성장주는 밸류에이션이 그보다 더 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수가 3600~3700 수준으로 떨어져야 성장주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지난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다소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했음에도 주식 시장에 '과매도 현상'이 나타난 것은 연준이 시장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시장은 잔뜩 긴장해 있다가 파월이 발언을 하고 나면 다시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상승 기간은 보통 일주일 남짓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가 다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왔다. 이제 시장은 연준이 수요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준의 성적표는 3분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3분기까지 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 밑으로 내려오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5월 CPI와 6월 CPI까지 물가는 조금 더 상승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3%를 기록한 만큼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 월가 기관투자자들은 10년물 금리가 3%가 된 이후 포트폴리오에 채권을 조금씩 담고 있다. 금리가 3.25%가 되면 더 많이 매수할 것이다. 금리가 3.5%까지 인상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올해 초 금리가 1% 후반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거의 2%포인트에 달하는 금리 인상인데 이는 경제가 버텨낼 수준이 아닐 것이다.

주가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타이밍을 노려 주식을 자주 사고파는 단기투자자들에게 현재는 주식을 매수할 시점이 아니라고 본다. 이들은 조금 더 인내심을 발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굳이 매수하고자 한다면 S&P500이 현재와 같은 3900~3950 수준에서는 고배당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더 하락해 3600~3700선까지 내려오면 성장주도 매력이 생길 것이다.

장기투자자들이 매수를 고려할 만한 유망 섹터로는 여전히 에너지를 제안한다. 여기서 장기투자자란 주식을 잘 팔지 않고 시점마다 매수하는 섹터를 달리하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2006년 에너지 섹터가 정점을 찍었을 당시 전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달했다. 가장 비중이 작았던 2020년에는 비중이 2%였다. 현재 비중이 4~5% 수준임을 고려하면 여전히 작다고 판단한다.

다만 최근 에너지주도 소폭의 하락을 경험하긴 했는데, 이는 유가가 과도하게 올라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 불과 2~3주 만에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로 치솟았다.120달러 이상의 유가는 경제에 타격을 주는 정도였기 때문에 주가가 잠깐 하락했던 것이다.

에너지 섹터 투자에서 주의할 것은 이 산업이 항상 경기 상승기의 후반부에 급등했다가 경기 하락과 함께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시장 대비 하락폭이 작고 배당 수익률도 높으니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뉴욕생명자산운용은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 가능성에 대해서는 30% 수준으로 낮게 보고 있다. 그 대신 70%의 확률로 경제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앞서는 '고성장·고인플레이션'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리오프닝(경제 재개) 수요가 늘어날 여력이 있으며, 서너(few) 분기 정도는 미국 내 소비가 견고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흥국 시장에 대해서는 3~4개월 뒤 본격적인 투자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미국 시장에 비하면 중국과 한국 등 신흥 시장이 덜 하락한 것은 맞지만 중요한 지표들이 개선되려면 3~4개월은 더 지나야 할 것이다. 강달러가 해소되기 위한 시간이 최소 그만큼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달러가 강세인 것은 달러 자체의 이유 때문이 아니다. 유럽, 중국, 일본 등 다른 화폐의 가치 하락에 따른 반작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이 돼서야 금리를 처음 올릴 것으로 보이고, 중국은 통화정책 완화를 표방하고 있어 당분간 달러 외 통화 가치가 상승할 이유가 없다.

한국 역시 3~4개월 이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과 미국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상 큰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해서는 전망이 긍정적이다. 천연자원과 농업이 발달한 지역 특성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필요해진 대체재를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정리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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