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금리 뒤집힐라"..원화약세 부른 美 '빅스텝', 어디까지?
[편집자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보고 있다. 현실화된다면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이젠 환율이 오른다고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 가뜩이나 오른 물가에 기름을 부을 뿐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불러온 환율 상승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말 미국 기준금리가 3%(상단 기준)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가 됐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정책금리)는 0.75~1.0%이고, 한국의 기준금리는 1.5%다. 양국 금리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된다면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커지며 원화 가치는 하락할(환율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
8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가 연말에 3.00~3.25%까지 오를 확률이 43.2%로 가장 높다. 한 달 전만 해도 이 확률은 8.8%에 불과했다.
2.75~3.00% 도달 확률은 그 다음으로 큰 41.2%로 집계됐다. 3.25~3.50% 확률(10.0%)과 3.50~3.75% 확률(0.4%)까지 합치면 연말 기준금리가 3% 이상일 확률은 94.8%에 달한다. 페드워치는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판단하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한다.
시장 예상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4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직후 밝힌 금리 인상 경로를 넘어선다. 그는 이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75∼1.00%로 0.5%포인트 인상한다면서 "향후 몇 번의 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발언했다.
만약 올해 남은 5번의 FOMC에서 빅스텝을 2번 밟고 3번은 통상적인 25bp 인상에 나선다면 연말 기준금리는 연 2.50∼2.75%가 된다. 그렇지만 선물시장에서는 4번의 빅스텝이 가능하고, 그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소위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불리는 75bp(0.75%)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파월 의장이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75bp 인상은 FOMC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안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은 이 불씨도 살렸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우리는 75bp를 영원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반기에도 물가상승률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속도를 더 올려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7월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이르면 9월에는 75bp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앞서 9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자신은 향후 몇 달 동안 75bp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면서도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서 치우지 않겠다"고 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전 부의장은 지난 5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면 기준금리를 최소한 3.5%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현재 중립 수준으로 추정되는 2.5%보다 1.0%포인트 높이 인상돼야 (경기)제약적(restrictive) 영역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년 만의 최악인 미국의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을 전했다. 중국은 강한 봉쇄 정책으로 경제 비관론이 확대되고, 유럽은 전쟁 여파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등 미국 상황이 되레 낫다는 것이다.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는 수십 년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 주요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네, 스위스프랑) 대비 달러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6일 한때 104를 넘어서는 등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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