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선대지도자 이름 지우고 혁신.. '국제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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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후 주요 장소에 설치돼 있던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를 제거한 건 "국제화로 갈 수 있는 좋은 신호"란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김정은 시대, 북한 사회변동'을 주제로 11일 오후 서울대 시흥캠퍼스 통일평화연구원에서 공동학술회의를 통해 "김정은 정권 10년의 국가전략은 김정일의 '선군정치'로부터 탈피해 경제와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하는 '선민정치'로의 전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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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후 주요 장소에 설치돼 있던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를 제거한 건 "국제화로 갈 수 있는 좋은 신호"란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김정은 시대, 북한 사회변동'을 주제로 11일 오후 서울대 시흥캠퍼스 통일평화연구원에서 공동학술회의를 통해 "김정은 정권 10년의 국가전략은 김정일의 '선군정치'로부터 탈피해 경제와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하는 '선민정치'로의 전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내 일부 장소에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떼어낸 건 "최고지도자가 아니고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최고지도자라도 자칫 잘못하면 위험에 처해질 수도 있는 엄중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과거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붙어 있던 김 주석 초상화는 2015년 7월부터, 그리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단상 정면에 있던 김 주석과 김 위원장 초상화는 2019년부터 사라졌다. 북한은 작년 1월 열린 제8차 당 대회 때도 주석단 정면에 걸려 있던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치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 교수는 작년 4월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10차 대회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청년동맹 명칭에서 떼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북한의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김 교수는 "김 총비서가 폐쇄주의를 타개하고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 조치가 바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제거하고 당 규약에서도 김일성-김정일주의에 대한 언급을 제외한 것"이라며 이를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김 총비서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당 규약에 명문화하며 인민을 앞세운 선민정치를 김정은 시대 브랜드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김일성-김정일주의나 김일성 부자 초상화 부착, 휘장 착용 등은 북한 내 정치적 결속을 위해선 도움이 될지 모르나, 국제적으론 조롱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라며 "국가 간 교류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사회변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는 극도로 폐쇄적인 사회를 개방하는 것"이라며 "비핵화 회담이든, 경제혁신이든 극단적으로 폐쇄된 (북한) 사회 상태를 현재대로 두고선 희망을 보기 어렵다"며 "북한이 국제규범·기준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변화하고 자체 혁신을 담당할 인적 자원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즉, 북한이 '국제화'할 수 있는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북한의) 국제화를 위해선 선진기술뿐만 아니라 국제규범·문화를 학습할 기회가 필요하다"며 "북한이 국제적으로 경제·문화·외교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도록 경제협력을 물론, 예술·체육·종교·학계 등 다각도의 문화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날 학술회의 사회를 맡은 천해성 전 통일부 차관(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도 "과거 (북한과) 회담하는 과정에서 '변화'에 대한 간부들이나 체제의 소극성·경직성에 대한 김 총비서가 불만을 토로하는 부분을 몇 차례 목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천 전 차관은 "김 총비서의 의지가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제의식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름대로 (북한이) 실용적 접근을 하고자하는 것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파악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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