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때문에..美 한부모 가정, 끼니 거르고 빚더미에 앉고

임종명 2022. 5. 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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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모닝컨설트 조사결과 한부모 가정 30% "가계 형편 나빠져"

[오클라호마 시티=AP/뉴시스]미국 오클라호마 시티의 한 마트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는 모습. 2018.10.11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40여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에서 한부모 가정의 일상 생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식료품, 가스, 임대료, 공공요금의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더 올랐지만 임금 인상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한부모의 절반 이상이 시간당 15달러(약 1만9125원)도 못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한부모들은 본인의 식사를 거르고 자녀들이 충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거나 가족들에게는 이전보다 덜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게 됐다.

또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 등 정책으로 인해 부채가 늘고 상황이 악화될 수 있는 수준까지 예상치 못한 비용을 지출하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제공됐던 세제 혜택의 종료 역시 재정 부담을 악화시키고 있다.

2020년 갑작스런 심부전으로 37세의 남편을 떠나보낸 엘리자베스 멘데스 사이그(33)는 두 살배기 아들 카요니를 혼자 키우고 있다.

그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하지 않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쥐어낼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정말 까다로운 게임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숨진 후 한동안 정부가 저소득층에 제공하는 식료품 할인 구매권을 지급받아 사용해왔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자 더 이상 할인 구매권을 받을 수 없었다. 자격이 없다는 이유였다.

또 그의 연간 수입이 2만5000달러를 넘어 사회보장으로부터 받아온 배우자 사망 수당을 받을 자격까지 잃게 될 상황이다. 이러한 지원을 못받게 됨에 따라 매월 700달러(약 90만원) 상당이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는 일상생활의 모든 측면을 줄였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의 더운 날씨에도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고 절약한 돈으로 카요니가 좋아하는 핫도그와 샐러드를 사먹일 수 있었다고 했다. 이렇게 절약했지만, 더 이상 아들을 체조교실에 등록할 수 없다고도 했다.

지난 3월 모닝컨설트의 조사결과 한부모의 30%는 전보다 가계 재정 형편이 더 나빠졌다고 밝혔다. 반면 전체 성인 중에서 이같은 답변을 한 응답자 비율은 22%를 웃돌았다.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한부모 가구는 지난 12개월 동안 전체 월 소득 대비 약 16%를 적게 벌었고 월 지출도 약 8% 줄었다.

모닝컨설트의 존 리어 수석 경제분석가는 "성인들이 전반적으로 월평균 소비와 소득 사이의 확실한 격차를 지속적으로 보고하는 반면, 한부모들은 훨씬 더 적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한부모 가정은 더 이상 줄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리어는 "한부모는 월별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여유를 갖고 있지 않다"며 "그들은 정말 월급으로 그 달을 생활하고 있다. 그들은 수입을 가져다가 즉시 지출에 투입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들이 예기치 못한 폭풍우를 견딜 수 있는 저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제시카 리도(41)는 8살과 10살 된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리도는 최근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자 식단을 채식주의에 가깝게 바꿨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일주일에 약 50달러에서 75달러를 식비로 지출했다. 그러나 현재는 한주에 100달러에서 125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그의 장바구니에는 탄산수, 간식, 정크 푸드, 고기와 같은 품목들은 더 이상 담기지 않는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식료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리도는 몇 주 전 차에서 기름 누출로 인한 연기가 났는데, 이것을 정비소에 가져가 고치기보다는 자동차용품점에서 14달러짜리 기름 누출 봉인 상품을 사서 임시조치를 한 뒤 차에 이상이 없기를 빌고 있다.

바이든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기 침체와 더 높은 금리는 저소득층에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오는 11일 발표 예정인 소비자 물가지수 자료를 포함해 이주 발표될 주요 인플레이션 관련 수치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높은 비용을 치러야하는 상황이 곧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징후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대출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매달 신용카드나 다른 대출에 더 많이 의존하는 저소득층에는 더 큰 타격을 준다.

모닝컨설트의 리어는 "현재 우리가 추가적인 경기 침체를 경험할 가능성이 늘고 있으며 가장 취약한 가구들 중 일부가 이에 노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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