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디스크와 비슷하지만 심하면 사지마비 되는 '후종인대골화증'

김채호 기자 2022. 5. 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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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 씨(48)는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몇 주 동안 목덜미에 통증을 느꼈다. 평소에도 일어났던 단순한 근육통에 피로감이라 생각했다. 점점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증상이 지속돼 병원을 찾았더니 ‘후종인대골화증’ 병명을 진단받았다.

후종인대골화증 환자가 넘어지거나 혹은 교통사고 같은 사고를 당했을 때 외부 충격이 척수에 가해져 척수손상이 발생하면 사지마비가 올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후종인대골화증 환자는 증상이 없거나, 있어도 경미해 경추부에 큰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증상이 나빠지는 경우는 드물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정용태(신경외과) 교수에게 ‘후종인대골화증’에 대해 Q&A 형식으로 알아본다.


■ 어떤 질환인가요?
- 후종인대는 척추체 후방에 위치하는 인대로서 척추체를 서로 연결하여 안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제2 경추에서 시작하여 천추까지 거의 척추 전체 길이만큼 내려가 있을 정도로 길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유연성이 있는 구조를 가진 후종인대가 점점 두꺼워져서 유연성이 감소되고 골화까지 동반되어 척수를 압박하는 척수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후종인대골화증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 원인이 뭔가요?
-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HLA 등의 유전적 소인이 중요한 요소라고 알려져 있고, 그 외에도 전신성 골화 경향, 당대사나 성장호르몬 등의 내분비계 이상 그리고 채소 및 염분섭취가 많고 육류섭취가 적은 아시아지역 식생활 습관 등 여러 가지 견해가 있으나 아직 정설은 없습니다. 일본에서 나온 보고에 의하면 30세 이상의 성인에서 2-4%정도의 유병율을 가지고 있으며, 40세 이상에서 증가하고 50대에서 가장 흔히 발견됩니다. 주로 발생하는 부위는 경추부이며, 이 경추부 후종인대골화증은 남성에서 여성보다 2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지만 흉추부 후종인대골화증은 여성에서 더 흔합니다.

■ 증상을 알 수 있을까요?
- 많은 후종인대골화증 환자에서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경부동통, 손가락의 저림증 혹은 감각 이상 정도를 호소하지만, 병이 더 진행하면 척수압박에 의한 척수병증 증상이 나타나는데 손가락의 미세운동장해, 보행장해, 배뇨 및 배변장해 등을 호소 합니다. 이학적검사에서 상하지의 근력저하가 보이며 상지에서는 근위축이 보이기도 하고, 하지는 강직성 마비를 보이며, 건반사의 항진이나 병적 반사도 보입니다. 지각장해는 상지와 하지 모두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치료방법을 알려주세요.
- 후종인대골화증의 비수술적 치료는 침상안정, 약물요법, 경추보조기착용 등을 시행할 수 있지만 손의 섬세한 운동장해나 보행장해 같은 척수병증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보행 장해의 초기에는 평지를 걸을 때 잘 인식을 못하다가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을 할 때 평소와 다르게 하지에 힘이 빠져 걷기가 힘들다는 증상이 있다면 척수병증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장기간 척수에 가해지는 압박으로 인해 척수에 비가역적 변화가 초래되므로 심한 척수병증을 가진 환자는 감압수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척수병증 증상이 없거나 미약할 경우 후종인대에 의한 척수압박이 있어도 예방적 수술요법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척추질환 ‘이것만은 하지마세요’가 있을까요?
-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운동 중 허리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은 달리기, 역도, 골프, 배드민턴, 볼링, 체조 등이 대표적인데, 특히 허리를 비트는 운동인 골프, 볼링, 테니스 등은 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의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척추에 심한 압박이나 직접적 충격을 주는 비의료적 행위나 시술은 피해야 합니다. 제 환자 중에 지압을 받다가 수핵이 탈출되어 신경근을 누르는 바람에 발목이 올라가지 않는 족하수가 발생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족하수가 발생하면 즉시 병원으로 와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체되면 수술을 해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질환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확실한데도 정확한 진단 없이 증상에 대해서만 장기간의 약물치료, 물리치료, 통증치료 등의 보존적 요법만 시행하다가 수술의 적기를 놓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가 있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CT나 MRI등의 진단방법을 이용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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