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상가 '찬밥'..1억 물건, 930만원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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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집합상가(건물 내 점포마다 소유권이 다른 상가)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도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집합상가 내에서도 건물 내 위치, 업종, 임차계약 등에 따라 고수익을 내는 점포가 적지 않다"며 "물건을 잘 분석하면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상가를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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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전환에도 유찰 '속출'
상권 저물고 임대료도 추락
낙찰가율 10% 이하 수두룩
공실 불안에 관리비 부담 커져
"상권 분석 잘하면 소액투자 가능"
사회적 거리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집합상가(건물 내 점포마다 소유권이 다른 상가)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도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권이 저물면서 임대가격도 하향 추세다. 경매 시장에선 유찰을 거듭해 감정가 대비 10분의 1토막 난 가격으로 매각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바닥 모르는 집합상가 몸값
11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부터 현재까지 대표 집합상가인 서울 구로동 신도림테크노마트와 구의동 테크노마트에서 5회 이상 유찰된 상가는 4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10회 이상 유찰돼 낙찰가율이 10% 이하인 물건은 12건에 이른다.
집합상가는 2000년대까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온라인 판매 확산 등으로 쇠퇴기를 맞았다. 좁은 공간에 여러 상가가 밀집해 있어 코로나19 확산기엔 상권이 더 위축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매각된 구로동 신도림테크노마트 1층 전용면적 11㎡는 감정가 1억600만원짜리가 11차례 유찰된 끝에 930만원에 매각됐다. 같은 건물 지하 1층 전용 10㎡ 상가도 지난 3월 감정가(9000만원)의 9.3%인 833만원에 간신히 주인을 찾았다. 이 물건 역시 11번 유찰됐다.
구의동 테크노마트에선 올초 감정가 2800만원짜리 상가(7층·전용 11㎡)가 470만원에 팔렸고, 지하 1층 전용 19㎡ 점포도 감정가(2800만원)의 4분의 1 수준인 735만원에 매각됐다.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엔 14차례 유찰도 잇따랐다. 신도림테크노마트의 2억8700만원짜리 상가(1층 전용 11㎡)는 14번의 유찰을 거듭하면서 겨우 1260여만원(낙찰가율 4.4%)에 팔렸다. 같은 층의 전용 10㎡ 점포도 같은 해 감정가(2억1700만원)의 4.8%인 1040만원에 매각됐다.
○“입지·업종 따져 노려볼 만”
몸값이 바닥을 치는데도 경매 시장에서 집합상가가 외면받는 이유는 공실 때문이다. 싼값에 사더라도 공실이 지속되면 수십만원의 관리비를 매월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합상가 임대가격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집합상가 임대가격지수(2021년 4분기=100)는 99.9로 조사됐다. 2020년 1분기 101.8, 작년 1분기 100.6으로 매년 내림세다. 올 1분기 집합상가 투자수익률은 1.55%로, 전기(1.66%) 대비 0.11%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종잣돈이 적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라면 집합상가에 투자하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조언한다. 집합상가는 다른 상가보다 규모가 작아 투자비용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경매 시장에선 1000만~2000만원대에 서울 지역 상가를 살 수 있다. 집합상가 입찰 시에는 업종제한, 밀린 관리비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례적으로 응찰자가 몰린 집합상가도 있다. 지난달 초 구의동 테크노마트 6층 상가(전용 8㎡)는 감정가(5000만원)의 두 배인 1억여원에 낙찰됐다. 임차인이 2015년부터 77만원씩 꾸준히 월세를 내는 점포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집합상가 내에서도 건물 내 위치, 업종, 임차계약 등에 따라 고수익을 내는 점포가 적지 않다”며 “물건을 잘 분석하면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상가를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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