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남미공동시장 공동관세 일방 폐지..물가 급등 때문
[경향신문]
브라질이 물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회원국 합의를 무시하고 관세를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메르코수르 대외공동관세(TEC) 부과 대상 품목 가운데 11개의 관세를 이미 폐지한 데 이어 추가로 기초생필품과 건설자재 등을 포함한 10여개 품목의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다.
대외공동관세는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 4개국이 역외 국가·지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11월 코로나19 대유행과 물가 급등, 환율 상승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한다면서 독자적으로 대외공동관세율을 10%(1.3%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브라질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대외공동관세를 국제 수준에 맞게 낮추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브라질의 높은물가 상승률 때문이다. 브라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 자릿수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은 브라질 중앙은행 전망치를 훨씬 상회하는 10.06%를 기록했다. 2015년(10.67%)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올해 3월까지 최근 12개월간 물가 상승률이 11.30%로 집계돼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도 1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채 경기 침체 우려만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기준금리는 현재 12.75%로 2017년 1월(13.0%)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다. 올해 말에는 14% 수준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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