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인준이냐 부결이냐..고심 깊어지는 민주당

탁지영 기자 2022. 5. 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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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1호로 결재한 것을 두고 “선전포고”라며 비판하면서도 새 정부 발목잡기 프레임에 걸려들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후보자 인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이다.

국민의힘·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국회에서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을 잡기 위해 회동했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말씀을 많이 나눴지만 여전히 양당 입장 차이가 있다”며 “본회의 일정은 불투명하다”고 했다. 진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여전히 한 후보자가 부적격하다, 국민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각 정당에서 정국을 원만히 이끌어가기 위한 방안을 서로 찾기 위해 노력하자는 데 대해서는 서로 의견을 같이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일정이 확정되면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 인준 표결에 대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이날도 한 후보자가 부적격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처음 선보이는 서명 안건을 상대 당이 반대하고 있는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요구로 내놓은 것은 마치 선전포고 같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국무총리 후보자가 문제 없으면 우리도 아주 흔쾌하게 바로 처리하면 될 일 아니냐”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인준 표결을 앞두고 정부 출범 초기부터 야당이 발목잡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비대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며 “‘그래도 인준해야 한다’는 쪽은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여야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기류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처럼회 소속 의원들의 실수가 부각되며 민주당도 인사청문 정국에서 실점한 상태다.

6·1 지방선거가 20일가량 남은 것도 민주당에겐 부담이다. 한 후보자를 부결할 경우 정국 파행으로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여론이 높다는 반론도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국민 여론이 받쳐주지 않는 사안도 추진했는데, 부적격 여론이 높아진 사안에 대해 악영향을 우려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정호영 보건복지부·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을 임명 강행할 경우 민주당도 한 총리 후보자 부결로 강 대 강 대치를 불사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게 한 총리 후보자 인준을 재촉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민주당 정부에서 총리 지내신 분을 다시 선임한 것은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민주당에 대한 배려 의지도 있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한덕수 총리 인준을 정쟁화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한 총리 인준을 받아주시길 바란다”라며 “이것으로 국민 앞에서 협치의 의지를 보여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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