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최성은 "괴물신인? 그렇게 생각 안해..나를 더 넓혀가고파" [인터뷰종합]

김나연 2022. 5. 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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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하일권 작가의 인기 웹툰 ‘안나라수마나라’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재탄생됐다. ‘안나라수마나라’는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소녀 윤아이(최성은 분)와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로 남고 싶어 하는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지창욱 분)의 만남을 담은 감성 뮤직 드라마. 버거운 현실을 살아가던 고등학생 윤아이는 리을을 만나면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을 겪고, 이로 인해 성장해 나간다.

극중 윤아이 역을 맡은 배우 최성은은 11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개봉 한 달 전에 완성작을 봤다. 제가 완성작을 본 것과 사람들 반응이 나오고 나서 보는 것과 느낌이 다르더라. 이제야 이 작품을 다 끝을 냈구나, 작품을 보내주고 있다는 감정이 든다. 아쉽고 시원섭섭한 마음”이라고 작품 공개 후 소감을 전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처음으로 ‘음악’을 주제로 하는 뮤직 드라마다. 국내 작품 중에서도 흔하지 않은 장르인 만큼 최성은은 “엄청 낯설긴 했다”고 첫 느낌을 전했다. 그는 “촬영 시작하기 몇 달 전부터 계속 노래 레슨도 많이 받았고, 녹음 현장에 익숙해지기 위해 녹음실에 자주 갔다”며 연기와 노래를 함께 소화해내기 위해 꾸준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안나라수마나라’는 이틀만에 월드 랭킹 4위에 등극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성은은 “주변 반응을 보면 많은 분들이 판타지 뮤직 드라마라는 익숙하지 않은 장르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면이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많이 있었던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어떻게 보실까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가 같이 있었다”면서도 작품의 흥행에 대해서는 “그만큼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아이는 현실에 치여 꿈을 잃어버린 캐릭터다. 최성은은 윤아이에 대해 “짊어져야 할 짐이 많은 아이다. 부모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어린 동생을 책임 져야하는 가장 역할을 하면서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다. 그런 것들이 안쓰러우면서도 빨리 현실에 발을 붙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이해가 가는 지점이 있었다. 현실적으로 많은 짐들을 짊어지면서 꿈을 포기하고, 무슨 꿈을 꿨는지 뭐가 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조차 사치라고 생각할 정도로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안나라수마나라’에는 윤아이 외에도 리을, 나일등(황인엽 분) 등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불완전한 존재’로 묘사된다. 최성은은 이러한 캐릭터들을 보며 “저에게는 리을, 아이, 일등이의 모습이 다 있었다. 개인적인 과거를 돌이켜보면 조금은 일등이나 리을 쪽에 더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공부를 잘했다는 것보다는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가야 될 것만 같은 압박이 있었다”고 자신을 돌이켜 봤다.

이어 “아이는 현실에 부딪혀서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지점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라 생각하는데, 물론 아이만큼 극심한 현실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하기 싫은 걸 하면서 살아가야 되지 않나. 아이와 리을을 보면서 ‘조금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공감이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극중 윤아이는 가장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나 위로를 건넨다. 최성은은 과거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너 자신을 조금 더 믿었으면 좋겠다’. 잘하고 있고, 열심히 살고 있는 것에 대해 응원을 많이 해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조금은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편인 것 같다. 좋은 말보다는 충고라거나 뭘 고쳤으면 하는 지점, 안 좋은 지점에 대한 말을 많이 기억하는 편이다. 평상시에 좋게 생각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내가 뭘 더 고쳐야 하지?’, ‘뭔가를 더 개선 해야 하지?’ 이런 방향으로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 지점이 제 자신을 힘들게 할 때가 있다 보니 과거의 저에게 ‘좀 더 자신을 믿어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고, 또 미래의 나에게도 그런 말을 듣고 싶다”고 전했다.

‘안나라수마나라’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상적인 어른’이다. 아이는 극중 여러 차례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에 대해 언급한다. 최성은은 “‘안나라수마나라’를 통해 하고 싶은 얘기가 ‘좋은 어른은 무엇일까’다. 저도 처음으로 작품을 찍으면서 좋은 어른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마음을 계속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이들은 타인이나 주변 상황에 대해 호기심과 순수함을 계속해서 가지며 살아간다. 자기 안에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도 그렇다. 꿈꾸는 마음, 타인과 주변의 어떤 세계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살아가는 마음을 유지한다면 좋은 어른이 될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저도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호기심, 순수한 마음, 관심,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계속해서 꿈꾸는 마음을 갖고 있는 어른이 돼야 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좋은 배우랑도 연결이 되는 것 같다. 사람 최성은과 배우 최성은은 나눠질 수 없다. 인간 최성은으로서 타인과 자신, 또 그 주변 세계를 호기심과 순수한 마음, 관심을 가지며 살아갈 때 더 좋은 연기를 할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성은은 ‘안나라수마나라’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김성윤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 같이 작품을 한다면 많은걸 느낄 수 있고 배울 수 있겠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이에 ‘안나라수마나라’라는 작품을 끝마친 후, 가장 크게 배우거나 느낀 점을 묻자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을 처음 맡았다. 그래서 ‘다음 작품에서 더 이런 역할을 맡았을 때 조금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안나라수마나라’를 찍을 때는 항상 매 신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다 끝나고 보니까 ‘그렇게 좋은 선택이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다음 작품에서도 이런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는다면, 매 신에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조금 더 극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다. 어떤 장면에서 더 집중하고, 또 어떤 장면에서는 조금 더 가볍게 임하는 식으로 에너지를 분배해야겠다고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현장에 좋은 스태프들이 많았다. 전 작품에서는 현장에 오래 있는 역할을 맡은 적이 없었다 보니 ‘안나라수마나라’는 오래 있을 수밖에 없었던 첫 현장이었다. 이때까지는 스태프들과 친해지고 얘기를 나눌 물리적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장에 있었던 시간만큼 스태프들과 가까워졌다. 내가 현장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그들에게 다가갔을 때 작품과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다음번에 새 작품을 들어간다면 좋은 관계를 많이 맺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지난 2018년 연극 ‘피와 씨앗’으로 데뷔한 최성은은 영화 ‘시동’, ‘십개월의 미래’, MBC 단막극 ‘SF8-우주인 조안’, JTBC ‘괴물’ 등에 출연하며 점차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특히 영화 데뷔작인 ‘시동’으로 2020년 춘사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괴물’, ‘십개월의 미래’를 통해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연기상,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연기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데뷔부터 ‘괴물신인’으로 주목받았던 최성은은 “그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저는 저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지 수식어가 주는 부담을 느끼진 않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될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좋은 사람은 주변의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 자체가 조금 더 좋은 쪽으로 열려있고 많은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다. 그러면서 자신을 자연스럽게 넓혀갈 수 있다. 서로 간의 상호작용과 제 안에서 오는 ‘내가 더 넓어지고 있구나’라는 감각을 통해 인간 최성은으로서도 행복할 것 같고, 배우 최성은으로서도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나를 넓혀갈 수 있을지, 타인을 받아들이고 세상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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