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미국 증시와 다른 길? 같은 길?

최현호 2022. 5. 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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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미국 증시, 1년 간 큰 폭 상승·하락 보여
국내 증시는 적게 오르고 큰 폭 떨어져
코스피 PER, 1년 사이 반토막…저평가
코스피 상승 국면 전환 가능성 높을 듯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596.56)보다 10.04포인트(0.39%) 하락한 2586.52에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56.14)보다 2.41포인트(0.28%) 하락한 853.73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6.4원)보다 1.3원 오른 1277.7원에 문을 열었다. 2022.05.11.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 여파 등으로 미 증시가 크게 휘청이는 가운데,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증시가 미 증시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을 지 주목된다.

등락률로만 보면, 최근 약 1년 간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미 증시보다 크지 않았는데도 하락 시엔 미 증시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가 저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미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는 글로벌 침체 속에서도 선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증시, 적게 올랐다 크게 떨어져…저평가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약 1년 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등 미국 증시는 국내 증시보다 큰 폭의 상승 흐름을 보여왔다.

먼저 S&P 500 지수를 보면 지난해 3월 3800선에 머물던 이 지수는 올해 1월 최고점인 4700선까지 뛰어올랐다. 1년도 안 되는 사이 지수가 1000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나스닥 지수도 지난해 3월 1만2900선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11월, 최고점인 1만6500선까지 올라섰다. 3000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같은 기간 미 증시만큼 큰 폭으로 오르지 못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3월 2900선에 머물다 지난해 6월 최고점인 3300선을 넘었다. 불과 200포인트를 조금 넘는 데 그친 것이다. 코스닥도 지난해 3월 900선 내외에 머물렀는데, 지난해 8월 최고점인 1000선을 돌파하며 100포인트 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증시는 큰 폭으로 오른 만큼 하락세도 컸다.

S&P 500 지수는 최고점인 4700선을 찍은 이후 이달에는 3900선까지 내려와 머물고 있다. 나스닥 지수도 최고점인 1만6500선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이달에는 1만1600선을 기록 중이다. 다시 지난해 3월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런데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만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 미국 증시보다 더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최고점인 지난해 6월 3300선 이후 크고 작은 낙폭을 보이며 꾸준히 하락해 이달 중에는 2500선까지 내려앉았다. 코스닥도 지난해 8월 1000선을 넘은 이후 이달에는 850~860선을 넘나들고 있다.

약 1년여 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약 200포인트, 100포인트만 올랐는데 하락 시에는 약 800포인트, 200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 초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볼 수 있지만, 이와 달리 국내 증시는 적게 오르고 더 크게 떨어진 셈이다.

[뉴욕=AP/뉴시스]지난 7월8일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 월 스트리트 표지판이 걸려 있다. 미국 증시는 23일(현지시간) S&)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기록하는 등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 등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하며 24일 크리스마스로 증시가 휴장해 단축된 이번 주를 사흘 연속 오르며 견고한 상승세로 마쳤다. 2021.12.24

PER, 1년 새 반토막…미 증시와 다른 길 갈까

등락률로만 보면 미국 증시는 코로나19 엔데믹 상황에 맞춰 시장 가치가 제대로 반영된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증시의 움직임은 매우 저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 가능하다.

실제로 코스피 PER(주가수익비율·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지난 1년 사이 반토막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코스피가 상당한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재무제표를 반영한 코스피 PER은 지난 2일 기준 11.1배로, 작년 26배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코스피 상장사의 순자산과 현재 주가 수준을 비교한 주가순자산비율인 PBR(시가총액에서 지배지분 자본총계를 나눈 값)도 같은 기간 1.3배에서 1.1배로 떨어졌다.

이같은 수치는 해외 시장과 비교했을 때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200 기준 PER과 PBR는 각각 9.8배, 1.0배로 선진국 PER 18.4배, PBR 2.8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심지어 신흥국 PER 12.3배, PBR 1.6배에도 못 미쳤다.

다른 변수를 제외하고 이같은 등락률, PER 저평가 등의 측면에서 볼 때 국내 증시는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미 증시와 달리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5월 현재 올해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192조7000억원으로, 최악으로 치닫는 시장 투자심리와는 달리, 시장 실적 눈높이는 2월 말 바닥통과 이후 회복기조로 전환했다"면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 올해 코스피 순이익 190조원대 안착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의 매도세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지난 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는 6주 연속 지속됐다. 만약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의 부침은 계속될 수 있다.

다행인 점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KOSPI 하방압력 지속, 원·달러 환율 1270원 돌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 강도는 약해지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고점권, 증시는 저점권에 근접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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