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저수지 놀던 11살에 '탕'..송암동 민간인 사격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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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남구 송암동에서 계엄군이 최소 다섯 차례 이상 민간인을 향해 사격해 3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연구나 언론에서는 1980년 5월24일 육군 보병학교 교도대와 11공수여단과의 오인사격과 보복학살만 조명되며 다른 사건들은 조사가 미흡했던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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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1~24일 민간인 30여명 사상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남구 송암동에서 계엄군이 최소 다섯 차례 이상 민간인을 향해 사격해 3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연구나 언론에서는 1980년 5월24일 육군 보병학교 교도대와 11공수여단과의 오인사격과 보복학살만 조명되며 다른 사건들은 조사가 미흡했던 터였다.
광주 남구청은 11일 5·18 남구포럼을 열어 지난해 11월부터 4달간 진행한 ‘5·18 송암동 양민학살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노영기 조선대 자유전공학부 부교수(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 남구 송암동과 효천역 일대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의 구술·문헌 조사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를 보면, 1980년 5월18일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은 21일 오후부터 차단작전에 들어갔다. 3공수여단(광주∼담양), 7·11공수(광주∼화순)와 함께 20사단은 광주∼목포 간 도로를 차단하며 접근하는 민간 차량을 향해 무차별 발포했다.
첫 발포는 21일 오후 3∼4시께 남구 향등마을 앞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군용 견인차를 타고 광주에서 나주로 향하던 당시 시위대 10여명이 총격을 받았고 차량은 넘어졌다. 김형관씨가 총에 맞아 사망했고 8명은 부상, 2명은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다 1981년과 92년에 각각 숨졌다.
같은 날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송암동 남선연탄 공장 인근에서 20사단 61연대 2대대는 도로를 봉쇄한 채 접근하는 버스와 트럭 등 시위대 차량 10여대를 집중사격했다. 이 총격으로 2명 사망(강복원, 박인천), 9명 부상, 2명은 부상 후유증으로 81년, 84년에 각각 사망했다.
22일에도 사격은 이어졌다. 이날 새벽 5시40분께 옛 광남식당 앞 도로에서는 황남열씨 가족 4명이 목포로 피신하던 중 사격을 받았다. 황씨 등 3명이 다치고 예비사위였던 박재영씨가 숨졌다. 같은 날 아침 8시30분께 같은 지점에서 운수회사 직원 왕씨가 숨지고 동료 3명이 다쳤다.
이튿날 오후 2시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배성진씨가 20사단에 붙잡혀 대검에 찔리는 등 폭행을 당했다. 비슷한 시각 20사단 61연대 2대대를 대신해 육군 보병학교 교도대(조교 부대)가 차단 작전에 들어갔다.
교도대는 24일 오후 2시께 광주비행장으로 이동하던 11공수여단을 시민군으로 오인해 사격했다. 군인 9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다. 시민군 공격으로 오해한 11공수여단은 인근 마을을 수색해 민간인 5명을 사살했다. 앞서 11공수여단은 이날 오전 인근 저수지에서 놀던 방광범(당시 12살), 전재수(11살)군을 사살했다. 조사팀은 송암동에서 민간인 총 17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
노 교수는 보고서에서 “송암동 사건은 대표적 국가폭력이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검찰 검시조서와 군 기록, 국립5·18묘지 기록, 주민 증언이 불일치하는 점이 많아 향후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태헌 남구 인권고충주무관은 “송암동 학살 현장에 희생자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추모공원을 만들고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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