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정부, 경제난에 뿔난 시위대에 '발포 명령'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2022. 5. 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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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에서 최악의 경제난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 당국이 소요 사태 진압을 위해 군에 발포 명령을 내렸다.

그간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는 경제난 속에서도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지난 9일부터 쇠막대 등으로 무장한 친정부 지지자들이 콜롬보 대통령 집무실 인근의 반정부 시위 현장을 공격하며 사태는 급변했다.

이에 스리랑카 국민은 라자팍사 가문의 실정으로 인한 경제난이라며 지난 3월부터 수도 콜롬보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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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공공 재산 약탈하면 현장 발포해 사살"
라자팍사 가문 퇴진 요구했지만..대통령 '버티기'로 시위 격화

(시사저널=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스리랑카 국방부가 경제난으로 인해 촉발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현장 발포 명령을 10일 내렸다. ⓒEPA연합

스리랑카에서 최악의 경제난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 당국이 소요 사태 진압을 위해 군에 발포 명령을 내렸다.

11일(현지 시각) 뉴스퍼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국방부는 전날(10일) 밤 "공공 재산을 약탈하거나 생명에 해를 끼치는 자들은 현장 발포(shoot on sight)해 사살하라"는 명령을 보안부대에 내렸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7일부터 국가비상사태를 발동했으며, 9일 오후부터 오는 12일까지는 전국에 통행금지령도 내려진 상태다. 수도 콜롬보 등에는 군경 수천 명이 배치돼 영장 없이 사람들을 신문하거나 구금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받았다.

이같은 조치는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가 친정부-반정부 세력 간의 무력 충돌로 비화되면서 나왔다. 그간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는 경제난 속에서도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지난 9일부터 쇠막대 등으로 무장한 친정부 지지자들이 콜롬보 대통령 집무실 인근의 반정부 시위 현장을 공격하며 사태는 급변했다.

이날(9일)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총리는 사임했으나, 총리의 동생인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위는 더 격렬해졌다. 스리랑카 경찰은 전날까지 라자팍사 가문의 별장과 현역 의원의 집 등 주택 38채와 차량 47대가 불탔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역 의원을 포함해 8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부상자도 약 250명에 달한다고 경찰과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반정부 시위대와 야권은 2005년부터 장기 집권을 이어온 라자팍사 가문의 완전 퇴진을 요구해왔다.

한편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의 붕괴와 대외 부채 급증, 재정 정책의 실패가 겹치며 국가적 경제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스리랑카는 지난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 달러(약 65조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이에 스리랑카 국민은 라자팍사 가문의 실정으로 인한 경제난이라며 지난 3월부터 수도 콜롬보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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