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로 코로나 지속 불가..봉쇄 피해 우한때 10배 넘어"

이귀전 2022. 5. 1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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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사무총장 "中, 봉쇄 방식 보다 전략의 전환 필요"
中 경제학자 "우한 사태때 성장률 2.3%도 달성 어려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 보건 기구(WHO)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스텔렌보스 대학 부설 생태의학 연구소를 방문한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AP뉴시스
강력한 봉쇄·격리를 기반으로 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우려와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는 10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러스의 양태와 지금 우리가 미래에 예상하는 것을 고려할 때 그것(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중국 전문가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고, 그러한 접근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바이러스와 싸울 더 좋은 수단이 있기에 전략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역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사회와 경제, 그리고 인권에 미칠 영향이 고려돼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중국 정부는 오미크론이 확산하자 지난 3월 말부터 현재까지 인구 2500만명의 규모의 상하이를 전명 봉쇄하고, 최근에는 수도 베이징도 부분 봉쇄하는 등 전국 여러 도시를 봉쇄하면서 큰 사회·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중국 주류 학자들조차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이 공개적으로 당국 비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할 수도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장기 봉쇄중인 중국 상하이에서 주민들이 울타리를 넘어 물건을 전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쉬젠궈(徐建國)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지난 7일 열린 웨비나에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올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심각성은 (우한 사태 때인) 2020년보다 10배 이상이다. 간단히 말해 올해는 (2020년 경제 성장률인) 2.3% 달성하기도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쉬 교수는 “올해 들어 중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에 차질을 빚은 인구가 1억6000만명에 달하고 경제 피해액은 18조위안(약 3400조원)”이라며 “2020년 우한 사태때 경제 활동에 차질을 빚은 사람이 1300만명, 경제 피해액이 1조7000억위안이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의 심각성이 우한 사태 때의 10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18조 위안은 작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5.7%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면서 쉬 교수는 “올해 성장률 목표인 5.5%는 물론 2020년 성장률인 2.3% 달성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가 경제를 망가뜨리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문제는 경제 부양을 위한 정부의 정책에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쉬 교수는 “중국 경제에 심각한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지만 수출과 부동산 부분도 활력을 잃어 올해 경제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며“정부가 통화·재정정책을 동원해 부양 강도를 높여도 부실 채권 증가, 물가 상승, 환율 변동성 심화 같은 위험 요인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무원 연구발전센터의 쉬샤오옌 연구원도 이날 웨비나에서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중소기업과 서비스 회사들에 현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민생 보호의 가장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베이징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베이징 시내 지하철역 40여 개를 임시 폐쇄했다. AFP연합뉴스
봉쇄로 인해 지난달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전월의 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3.9%를 기록해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7로 우한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 세력과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전 포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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