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성, 탈레반 부르카 착용 명령에 얼굴 드러내고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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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여성의 얼굴을 모두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하자 일부 여성들이 이에 항의하며 시위에 나섰다.
11일(현지 시간) 하아마통신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카불에서는 10여명의 여성이 탈레반의 조치에 반발하며 시위했다.
일부 종교학자들과 여성 운동가들은 부르카는 이슬람 전통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탈레반이 여성을 압박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지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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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여성의 얼굴을 모두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하자 일부 여성들이 이에 항의하며 시위에 나섰다.
11일(현지 시간) 하아마통신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카불에서는 10여명의 여성이 탈레반의 조치에 반발하며 시위했다.
여성들은 '정의'를 외치며 "부르카는 우리의 히잡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빵과 직업 그리고 자유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 대부분은 얼굴을 드러낸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히잡은 이슬람 여성의 머리와 목 등만 가리는 스카프를 말하지만 때로는 부르카(눈 부위만 망사로 뚫린 채 얼굴 등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 니캅(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 등과 혼용되거나 이를 포괄하는 이슬람 의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날 여성들은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을 대신하는 용어로 히잡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종교학자들과 여성 운동가들은 부르카는 이슬람 전통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탈레반이 여성을 압박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지적해왔다.
앞서 탈레반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지난 7일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매우 연로하거나 어리지 않은 여성은 눈을 제외한 얼굴을 가려야 한다"며 바깥에 중요한 일이 없다면 여성은 집에 머무르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위 참가자 사이라 사마 알리미아르는 "우리는 집의 구석에 갇힌 동물이 아닌 인간처럼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탈레반 대원이 저지하면서 곧바로 중단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탈레반은 시위 팻말을 찢고 일부 시위대와 취재진을 몇 시간 동안 구금했다가 풀어줬다.
앞서 탈레반은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를 앞세워 공포 통치를 펼쳤다.
당시 탈레반은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했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했다. 여성은 부르카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재집권 후 여성 인권 존중 등 유화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시 과거 같은 이슬람 질서 강화에 힘쓰는 분위기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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