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우크라이나 민간인 희생자, 알려진 것보다 수천명 많아"
[경향신문]
유엔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망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숫자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수천명 이상 많다고 밝혔다.
마틸다 보그너 우크라이나 주재 유엔 인권감시팀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연 브리핑에서 민간인 희생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 “그동안 추정치를 놓고 연구해왔지만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발표한 숫자보다 수천명 더 많다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유엔은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 수를 3381명으로 집계해 발표했는데 실제 사망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유엔은 특히 러시아가 사실상 장악한 남부 마리우폴에서의 민간인 피해 실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보그너 팀장은 “가장 확인이 안 되는 곳은 마리우폴”이라며 “접근하기도 정보를 얻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도시의 90% 이상이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2만여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우크라이나군 2000여명이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인해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이들도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쟁 발발 이후 지병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망한 인원이 최소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집계했다. WHO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료 시설 200여 곳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으며, 현재 제대로 기능하는 의료시설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이날 53개 회원국이 참여한 유럽지역 특별회의에서 에이즈나 암 등 치료를 요하는 만성질환자가 최소 1 명 이상인 우크라이나 가구가 전체 40%에 달한다면서 이 가운데 3000명 이상이 의료시설 부족으로 사망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제이주기구(IOM)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800만명 이상의 내부 실향민(IDP)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외로 피란길을 떠난 난민 590만여명(유엔난민기구 자료)까지 합치면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 4400만명 중 약 30%가 집을 잃고 떠돌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전승절이 지난 10일에도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 공격을 퍼부었다. 동부 하르키우 지역 이지움에서는 붕괴된 5층짜리 건물 잔해에서 불에 탄 시신 44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남부 오데사에서는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단검이라는 뜻)을 포함한 순항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다. 킨잘은 2018년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신형 무기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군 대령, ‘딸뻘’ 소위 강간미수···“유혹당했다” 2차 가해
-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 처벌 가능한가?
- [스경X이슈] ‘흑백요리사’ 출연진, 연이은 사생활 폭로…빚투→여성편력까지
- 윤 “김영선 해줘라”…다른 통화선 명태균 “지 마누라가 ‘오빠, 대통령 자격 있어?’ 그러는
- [단독]“가장 경쟁력 있었다”는 김영선···공관위 관계자 “이런 사람들 의원 되나 생각”
- [단독] ‘응급실 뺑뺑이’ 당한 유족, 정부엔 ‘전화 뺑뺑이’ 당했다
- 윤 대통령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 공천개입 정황 육성…노무현 땐 탄핵소추
- [단독] 윤 대통령 “공관위서 들고 와” 멘트에 윤상현 “나는 들고 간 적 없다” 부인
- [단독]새마을지도자 자녀 100명 ‘소개팅’에 수천만원 예산 편성한 구미시[지자체는 중매 중]
- “선수들 생각, 다르지 않았다”···안세영 손 100% 들어준 문체부, 협회엔 김택규 회장 해임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