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야합(野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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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합(野合)은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들판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에서 유래했는데, 요즘은 러브호텔이나 여관이 많아서인 듯 잘 쓰이지 않는다.
그런데 여야의 뒷거래를 지적할 때 흔히 '정치적 야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어제까지 "위헌적 요소로 가득 찬 법"이라고 맹비난하던 제1야당의 갑작스러운 야합이었다.
검찰 수사를 받기 싫다는 데 신구 권력이 야합했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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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논설위원
야합(野合)은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들판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에서 유래했는데, 요즘은 러브호텔이나 여관이 많아서인 듯 잘 쓰이지 않는다. 그런데 여야의 뒷거래를 지적할 때 흔히 ‘정치적 야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최근 검수완박 관련 2개 법안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 야합이라고 할 만한 여러 장면이 등장했다.
지난달 22일 느닷없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덜컥 합의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받았다. 어제까지 “위헌적 요소로 가득 찬 법”이라고 맹비난하던 제1야당의 갑작스러운 야합이었다. 대법원도 “위헌 소지가 있다”고 하고, 대한변협 등 변호사단체와 대학교수·헌법학자 등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총력 투쟁 중이고 국민 여론도 반대가 압도적이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배신이었다. 국민의힘의 배신이 더 나쁘다는 여론 역풍이 일 조짐을 보이자 당 지도부는 서둘러 합의안을 번복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검수완박 반대 동력은 크게 꺾인 뒤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마저 여야의 중재안 수용을 “존중한다”고 하자 상당수 검사들은 “윤석열 당선인마저 우리를 버렸다”며 한탄을 터트렸다. 검찰 수사를 받기 싫다는 데 신구 권력이 야합했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2019년 12월 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맞바꾸면서 민주당 2중대라는 낙인이 찍혀 문재인 정권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한 정의당은 이번 검수완박 국면 초기엔 속도 조절을 주문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회의장 중재안에 국민의힘이 동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정의당원인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달 30일 검찰청법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때 정의당 6명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지자 “애먼 사람들 고생시키지 말고 그냥 합당을 하라. 징그러운 인간들”이라고 쏴붙였다.
국민의힘과 합당한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 의원도 검수완박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경찰 출신의 소신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권 의원이 자신을 제명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점에 비춰 보면, 속뜻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례대표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지만, 제명당하면 직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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