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行 러 가스 '3분의 1' 공급중단..에너지 대란 예고
"러軍 방해 '불가항력' 상황 직면"
가스운송 기업 GTSOU 10일 성명
러 국영기업은 우크라 주장 반박
네덜란드 TTF 한때 장중 8%급등
LNG가격도 상승..韓영향 불가피
우크라이나 가스운송 기업이 러시아군 점령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州)의 가스관 운영을 전격 중단을 선언했다. 폴란드와 불가리아 등에 대한 러시아산(産) 천연가스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 데 이어, 이번엔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물량의 3분의 1에 대한 공급이 끊어지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당장 유럽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 각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미국·중동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 역시 파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dpa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가스운송 기업 GTSOU는 이날 성명을 통해 “11일 오전 7시(한국 시간 11일 오후 1시)부터 루한스크주 노보프스코우 소재 소크라니우카 가스 압축 시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GTSOU는 기업 차원에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발동되는 ‘불가항력(force majeure)’ 상황이라며 중단 이유를 들었다. GTSOU 측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러시아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소크라니우카 지역을 점령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가스 압축 시설에 대한 운영을 계속해왔다”며 “하지만, 러시아군의 기술 공정 방해 행위가 갈수록 심화돼 기술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GTSOU는 공급 계약을 맺은 유럽 국가들로 가스를 문제없이 공급하기 위해 소크라니우카에서 처리 불가능한 가스 물량을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북서부에 위치한 수드자로 잠정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드자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통제 하에 있는 지역이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가스프롬은 “GTSOU가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할 만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며 “우크라이나를 통과해 유럽 국가들로 향하는 가스에 대해 새로운 진입로(수드자)로 이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당장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가스의 흐름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GTSOU의 발표에 따르면 소크라니우카 가스 압축 시설을 통해 유럽으로 수송하는 가스 양은 일간 3260만㎥에 이른다.
충격은 유럽 가스 가격에 곧장 영향을 미쳤다. 세계적인 에너지 분석 기업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을 대표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00유로로 전장 대비 8%가량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경유 노선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던 다른 유럽 국가에는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소흐라니우카를 통해 가스를 공급받던 몰도바는 GTSOU와 가스프롬 어디서도 공급 중단과 관련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일로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유럽 국가들의 대체 공급망 구축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발표가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빨리 낮춰야 한다는 ‘타임라인’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EU의 발 빠른 움직임 덕분에 유럽 내 LNG 공급량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가스업계 단체인 가스인프라유럽(GIE)은 지난달 유럽 내 LNG 공급량이 10억6500만㎥로 2011년 관측 시작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0%, 5년 평균 대비 8%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카타르 등 중동 지역의 LNG 물량이 유럽으로 더 많이 향할수록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LNG 수급 가격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성회 비서관, 위안부 피해자에 “밀린 화대” 동성애엔 “정신병”…발언 사과
- 김부선 ‘빨간 드레스’, 태진아 ‘빨간 넥타이’…尹취임식 패션 화제
- 아이팟, 21년만에 단종…“한 시대가 끝났다”
- “주차금지 구역 당당하게 주차”…드라마 ‘찌질의 역사’ 민폐 촬영
- 김건희 '블랙→올화이트' 패션 숨은 의미? "내조에 전념 뜻"
- "두 마리 주문했는데 10만원"…미국 BBQ 치킨 가격 화제
- “김건희, 朴만 챙기고 文은 배웅 안해”...친문 네티즌들 발끈
- 푸틴 31세 연하 연인 임신설…“푸틴 우울해 보이고 냉담”
- 중앙선에 주차하고 버젓이 식당으로…"과태료 참교육"
- 머스크 폭탄발언 “내가 만약 의문사하게 되면”, 트윗 ‘발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