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서 "첨단공보기술이 내정간섭 수단 돼선 안 돼"

"일부 발전된 나라, 모략선전·비방 중상 일삼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신의주신발공장 경제선동.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최근 유엔회의에서 일부 선진국들을 겨냥, "현대적인 정보기술 수단을 이용해 자주적인 나라들에 대한 모략선전과 비방 중상을 일삼다 못해 사회적 혼란 조성과 제도 전복까지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은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나라(북한)대표가 4일 유엔(총회) 공보위원회 44차 회의에서 연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무성에 따르면 북한 측 대표는 이번 회의에서 "(공정한 국제 공보 질서 수립을 위해) 공보 분야에서 나라들 호상 간 기술적 차이를 줄이며, 특히 발전도상나라(개발도상국)들의 공보능력을 강화하는 데 주되는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은 "유엔과 국제기구들이 발전도상나라들에 대한 선진기술 이전과 인재 양성, 공보 하부구조 개선 등 국제적 협조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며 "(일부) 발전된 나라들이 부당한 조건을 걸고 선진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발전도상나라들의 접근을 방해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들을 배격하기 위한 조치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북한 측 대표는 "국제 공보 분야에서 이 같은 적대적이고 비정상적인 행위가 지속되는 한 국제관계에서 정의와 평등은 언제가도 실현될 수 없으며, 국제 공보활동은 평화와 안전, 나라들 사이의 단합과 지속개발목표 달성에 참답게 이바지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북한 측 대표는 "공정한 국제 공보 질서를 수립하는 데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보활동에서 자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라며 "그러자면 첨단 공보기술이 남에게 자기의 사상 문화적 가치관을 강요하고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은 주민 인권문제 등에 대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비판과 관련 보도를 '내정 간섭'으로 간주해온 기존 입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과 관련한 서방국가들의 비판 일변도 보도를 겨냥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북한의 이번 주장은 최근 북한 당국이 선전선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외부문화 유입에 따른 주민들의 사상 이완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 등 국제기구를 상대로 '선진 정보통신기술 이전을 위한 협조와 교류 강화'를 요구한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올 3월 조선노동당 역사상 최초로 '선전부문 일꾼 강습회'를 열어 '시대 변화에 따라 선전방식도 틀에 박히지 않게 바뀌어야 한다'고 교육할 정도로 '선전'의 역할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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