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대급 물가 상승에 '100엔 초밥' 사라질 위기

이용성 기자 2022. 5. 1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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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보통사람들'이 즐겨찾는 '100엔 회전초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닛케이아시아가 10일 보도했다.

일본 회전초밥 체인 중 점포 수가 가장 많은 스시로는 1984년 창업 이래 '접시당 최저 100엔' 정책을 38년 동안 유지해왔다.

스시로의 이번 결정으로 일본에서 '100엔 초밥'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들어 일본의 생활물가 상승세는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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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보통사람들’이 즐겨찾는 ‘100엔 회전초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닛케이아시아가 10일 보도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여파로 더는 접시당 1000원 안팎에 초밥을 마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에 있는 스시로의 매장과 음식들. /스시로

닛케이에 따르면, 스시로는 오는 10월부터 100엔(소비세 별도)짜리 초밥 판매를 중단한다. 가장 싼 초밥 가격을 110엔으로, 10% 올린다는 것이다. 미즈토메 고이치 스시로 사장은 “초밥 맛을 떨어뜨리지 않고 가격을 유지하는 게 더는 어렵다”고 밝혔다.

일본 회전초밥 체인 중 점포 수가 가장 많은 스시로는 1984년 창업 이래 ‘접시당 최저 100엔’ 정책을 38년 동안 유지해왔다. 1990년대에는 ‘전 상품 100엔 균일가’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하며 중저가 회전초밥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스시로는 임차료가 싼 교외 주택가에 매장을 내고, 테이블에 설치한 태블릿으로 주문을 받아 컨베이어 벨트로 음식을 내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줄여 물가 상승 압력에 최대한 버텨왔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대도시 일부 매장을 제외하면 참치·연어·새우·고등어·방어 초밥을 접시당 100엔에 판매할 수 있었다.

스시로의 이번 결정으로 일본에서 ‘100엔 초밥’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스시로 관계자는 “원재료 약 70%를 수입에 의존해 최근 엔저 현상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획량 감소와 일손 부족으로 국내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엔화 가치가 급락하며 수입 물가까지 치솟아 버티기 힘들다는 것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는 러시아산 수산물 확보마저 어려워졌다. 닛케이는 “회전초밥 업계 최대 업체의 가격 인상 조치로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들어 일본의 생활물가 상승세는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 맥주업계 1위인 아사히맥주는 지난달 26일 ‘수퍼드라이’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14년 7개월 만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10월 출하분부터 맥주는 6∼10%, 위스키는 7∼17%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파로 곡물과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하면서 맥주 제조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거품이 붕괴한 1990년대 초 이후 30년 넘게 심각한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에 시달려 왔다. 이 때문에 일본의 ‘사토리 세대’(1980년대 중반∼1990년대 중반 태생)는 대부분 태어나서 한 번도 물가 상승이란 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물가라는 건 늘 정체되거나 일정 수준으로 관리되는 것이라 여겨왔던 터라 올해 들어 갑자기 나타난 인플레이션 현상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본 내 소비자들은 약 30년 만에 경험하는 가파른 물가 상승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본 직장인들이 즐기는 맥주뿐 아니라 식빵과 잼, 커피, 마요네즈, 케첩, 소시지 등 주요 식료품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국제 밀 가격이 오르면서 야마자키제빵(7.3%), 후지빵(8%) 등 슈퍼마켓에서 싸게 살 수 있는 식빵 가격이 줄인상 됐고, 빵과 같이 먹는 잼 가격도 3∼7% 뛰었다. 커피(네슬레일본 10~20%), 소시지(닛폰햄 5~12%), 치즈(유키지루시 메그밀크 슬라이스치즈 22엔 인상) 등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 조사업체 ‘데이코쿠 데이터뱅크’는 4월 기준으로 105개 기업이 라면·식용유·음료 등 4천81개 품목의 가격을 올렸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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