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잡으려 뭐든 한다'..바이든, 대중 관세완화 추진(종합)
11월 중간선거 코앞인데..지지율 정체
치솟는 물가 잡아야 정치적 안정 가능
수입물가 잡으려 대중 관세 완화 검토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인플레이션이 최우선 과제”라고 공언했다. 중간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역대급’ 인플레이션에 따른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심지어 대(對)중국 관세 완화까지 추진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 물가를 조금이나마 잡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시종일관 중국에 비판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인플레가 최우선 과제”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대책 관련 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이 물가 상승으로 느끼는 고통을 이해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문제가 자신의 국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우리의 가장 큰 경제적 도전이라고 보고 있다”며 “정부는 공급망 대란을 완화하고 가격 폭리를 단속하고 전략비축유를 방출함으로써 물가를 낮추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미국인들이 내가 인플레이션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알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에도 미국 내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6% 상승했다. 1982년 1월(6.9%) 이후 40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를 보면, 4월 기준 추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3%에 달할 정도로 높게 형성돼 있다. 물가가 쉽사리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예컨대 미국 휘발유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값은 1갤런(1갤런=3.8ℓ)당 4.374달러로 나타났다. 미국은 동네 마트를 갈 때도 자동차를 이용할 정도로 휘발유 소비가 많은 나라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연설까지 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언급한 건 당장 오는 11월 중간선거 때문으로 읽힌다. CNN이 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미국인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제가 어느 정도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23%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1%에 그쳤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동력, 민주당 내 영향력 등이 한꺼번에 타격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듯 물가 안정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를 두고 “연준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추후 몇 차례 FOMC에서 또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중 관세완화 카드까지 만지작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일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고 있는 고율의 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당시인 2018년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2200여개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뛰고 있는 수입물가를 낮추겠다는 뜻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관계만큼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적대적이었다. 그가 이런 언급을 하는 자체로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연구를 보면, 미중 무역 전쟁이 완화할 경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까지 최근 블룸버그에 나와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힘을 보탰을 정도다. 그러나 이는 중국과의 장기적인 패권전쟁 목표를 희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중국을 향한 미국 내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중 관세 완화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무엇이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가 공개석상에서 이를 거론한 만큼 긍정 검토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저장고에는 현재 2000만톤의 곡물이 있다”며 “우리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그 곡물을 우크라이나 바깥의 시장으로 끌어내는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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