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수차례 언급"
10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와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을 폄하하면서 2만 8500명에 달하는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명령을 내리겠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했다고 전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을 비롯한 다른 고위 관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설득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또 실제 철수 명령이 내려지진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이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에게 삼성 TV를 파는데, 우리는 그들을 보호해준다. 이는 맞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한국인들에 대해 "다루기가 끔찍하다"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 등 비난도 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트럼프가 장관 재직 15개월간 여러 번 주한미군 완전 철수를 언급했다면서 대북 억지력 상실 등 재앙적인 결과가 될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미군을 몰아내려 한 중국이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주한미군 가족 소개령(철수령)이 내려질 뻔한 상황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8년 1월 회의 도중 국방부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가족 소개령을 오후에 발표할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믿을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는지 물었다. 김정은이 하와이에 미사일을 쐈나. 북한 무장 부대가 비무장지대(DMZ)로 이동하나. 미국 선박을 침몰시켰나. 북한이 미국에 탄도미사일을 쐈나"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이런 상황에서 실제 소개가 이뤄진다면 예상하지 못한 극적인 움직임이 됐으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는 한국 경제, 주식 시장과 항공 교통, 다양한 문제에 영향을 줄 패닉을 촉발할 수 있었다"며 "한국 내 미국 시민도 떠나려고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하게는 북한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며 "김정은은 미국의 소개령을 충돌의 서막으로 볼 수도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국무부가 주도한 협상팀이 13% 증액안을 잠정 합의해 백악관에 보고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시간 만에 이를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00% 인상을 주장했고 에스퍼 전 장관은 50% 증액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13%는 합리적 해법을 찾으려는 폼페이오 전 장관이나 자신이 보기에도 어려운 일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미국이 한국에 분담금 증액을 계속 요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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