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르의 나라' 사우디 맞아? 젊은 디자이너들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1886' 인기
사우디 아라비아의 첫 스트리트(길거리) 패션 브랜드 ‘1886′이 보수적인 사우디 사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아랍뉴스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아랍뉴스에 따르면 사우디의 청년 기업가 파하드 알 조미야와 칼리드 알 잠마즈는 2016년 패션 브랜드 ‘1886′를 설립해 수도 리야드의 대로에 처음으로 도시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의 옷가게를 열었다. 후드티·레깅스·드레스·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이 브랜드는 사우디의 MZ세대를 대표하며 사회·문화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886′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두 대표가 영국 런던에서 유학하던 시절 묵었던 기숙사 방 호수 ‘18′과 ‘86′에서 따왔다. 파하드 알 조미야 대표는 아랍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숙사를 창의적인 스튜디오로 만들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첫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다”면서 “스트리트 패션에 신기술과 미학, 혁신을 접목시켜 패션과 미래를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이들은 또 다른 목표는 “사우디에서도 국제적인 유명 브랜드 못지않은 품질과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칼리드 알 잠마즈 대표는 “2016년 이전까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길거리 패션’은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오늘날 리야드나 제다의 거리에서는 동서양의 전통과 혁신을 혼합한 패션이 넘쳐난다”고 했다.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개혁·개방 정책을 주도해왔다. 2018년 상업영화관이 35년 만에 다시 문을 열고 할리우드 영화를 상영했으며, 수도 중심의 호텔에서 패션쇼가 열리기 시작했다.
개혁 정책의 일환으로 여성 운전 금지가 해제되고, 남성 보호자 허락 없이 여성 혼자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여성 차별도 크게 완화됐다. 그전까지 사우디 여성들은 외출조차 자유롭지 않았으며 눈만 내놓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검은색 차도르나 니캅을 주로 착용했다.
그동안 종교적인 이유로 춤과 음악을 금기시해온 것과 달리 세계적인 스타들의 공연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2019년에는 K팝 스타 BTS가 빈 살만 왕세자의 직접 초청을 받아 야외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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