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日 대표 ‘100엔 초밥’ 38년만에 사라진다
일본 서민들이 즐기던 ‘100엔 회전초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가 한 접시당 1000원 안팎이라 큰 부담 없이 즐기던 외식 대표 메뉴까지 덮친 것이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회전초밥 체인 ‘스시로’는 오는 10월부터 100엔(소비세 별도)짜리 초밥 판매를 중단한다. 가장 싼 초밥 가격을 110엔으로, 10% 올린다는 것이다. 미즈토메 고이치 스시로 사장은 “초밥 맛을 떨어뜨리지 않고 가격을 유지하는 게 더는 어렵다”고 밝혔다.
일본 회전초밥 체인 중 점포 수가 가장 많은 스시로는 1984년 창업 이래 ‘접시당 최저 100엔’ 정책을 38년 동안 유지해왔다. 1990년대에는 ‘전 상품 100엔 균일가’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하며 중저가 회전초밥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스시로는 임차료가 싼 교외 주택가에 매장을 내고, 테이블에 설치한 태블릿으로 주문을 받아 컨베이어 벨트로 음식을 내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줄여 물가 상승 압력에 최대한 버텨왔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대도시 일부 매장을 제외하면 참치·연어·새우·고등어·방어 초밥을 접시당 100엔에 판매할 수 있었다.
스시로의 이번 결정으로 일본에서 ‘100엔 초밥’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스시로 관계자는 “원재료 약 70%를 수입에 의존해 최근 엔저 현상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획량 감소와 일손 부족으로 국내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엔화 가치가 급락하며 수입 물가까지 치솟아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는 러시아산 수산물 확보마저 어려워졌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회전초밥 업계 최대 업체의 가격 인상 조치로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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