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떨고 얼굴 부은 푸틴, 혼자 ‘무릎 담요’... 커지는 건강 이상설
단상 오를 때 다리 저는 모습 보여
가만히 있을 땐 표정 계속 굳어있어
전문가 “초기 파킨슨병 가능성”
러 매체 “갑상선암 수술한 듯” 보도
지난 9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차 대전 전승기념일 행사에서 전 세계의 시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입에 쏠렸다. 하지만 이날 그의 입에서 ‘전쟁 선포’나 ‘전면전’ ‘종전’ ‘휴전’ 등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부쩍 쇠약해진 기색과 거동이 불편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푸틴의 건강 이상설이 더욱 증폭됐다.
푸틴은 이날 전승기념일 연설과 헌화, 열병식 참관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정상과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올해 70세인 그는 90대의 2차 대전 참전 용사들과 나란히 앉은 와중에 혼자 무릎 위에 두꺼운 담요를 올려 놓았다. 간간이 기침도 했다. 무명 용사를 위한 헌화를 위해 단상에서 내려와 걸어갈 때는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걸음에 특별히 신경 쓰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몸이 좌우로 크게 흔들리면서 절룩거리는 듯한 걸음걸이가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가만히 있을 때는 표정이 시무룩했다. 기념사를 낭독하는 와중에는 원고를 넘기기 위해 약 7초간 말을 멈추기도 했다.
푸틴이 등장한 최근의 여러 동영상을 접한 국내 전문의들은 푸틴에게 특정 질병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뭔가 예전과 다른 질병 징후들이 포착된다고 말했다. 우선은 초기 파킨슨병 가능성 여부다. 푸틴은 악수하기 전 가만히 서 있는 상태서 오른손 떨림 증세를 보였다. 휴식 상태서의 손 떨림은 퇴행성 뇌질환 파킨슨병의 특징이다. 푸틴은 최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과 회의서 탁자를 손으로 움켜쥐는 모습을 보였는데, 가만히 있는 상태의 손 떨림을 감추려고 한 동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푸틴은 대체로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고 굳어 보인다. 이 또한 얼굴 잔근육의 움직임이 떨어지는 파킨슨병 증세로 볼 수 있다. 우측 팔의 움직임이 감소되어 있고 우측 다리를 끌고 보폭이 약간 좁은 형태로도 걷는다. 박건우 고려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연설할 때 말하는 속도가 정상적이고 표정이 살아나는 것으로 보아 파킨슨병이 있더라도 아주 초기”라며 “이 정도면 이성적 판단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모스크바 낮 시간 기온이 섭씨 9~10도임에도 푸틴은 코트를 입은 상태에서도 추위를 느끼는지 담요를 무릎에 덮었다. 푸틴 자리에 담요를 미리 비치한 것으로 보아, 감기 몸살 기운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 1952년생으로 만 70세이기 때문에 근육량이 예전보다 감소하면 추위를 더 느낄 수 있다고 노인의학 전문의들은 말한다. 푸틴은 걸을 때 몸을 좌우로 흔들며 걷기도 했는데, 이 또한 근육량 감소와 연관 있을 수 있다.
푸틴 얼굴이 다소 부어 있었던 것은 감기 몸살 때문일 수도 있고, 스테로이드처럼 부기를 유발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탓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스테로이드는 심한 염증이나 과도한 면역 반응 등이 있을 때 사용한다.
영국 언론들은 “이날 푸틴의 모습이 그의 건강 이상설에 다시 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에도 질병이 의심되는 모습들을 보여왔다. 냉정한 평소 모습과 달리 고위 관료들 앞에서 변덕스러운 행태를 보이거나, 분노를 드러냈다. 외부 인사를 만날 때 4m 이상 긴 테이블에 떨어져 앉기도 했다. 지난 2월 중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서는 손으로 가슴을 부여잡고 팔과 다리를 떠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러시아 탐사 보도 매체 ‘프로엑트(Proekt)’가 지난달 초 러시아 정부 문건 분석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6년과 2019년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기간 소치에서 보낸 그의 휴가 일정에 갑상선암 전문의와 외과 의사, 마취과 의사 등이 따라갔다는 것이다.
그의 건강 이상설은 우크라이나 침공 뒤에 더욱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속전속결로 끝내려고 했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 교착 국면에 빠지고 전례 없는 국제 제재에 직면하면서 전과는 다른 비정상적인 행태가 자주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변덕스러운 행태를 보이거나 정부 고위 관료를 대상으로 분노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였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데일리메일은 “암 치료 목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로이드 분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예산 시정연설도 불참하나...정진석 “현재로선 총리가 할 듯”
- 中, 8일부터 한국인 관광객에 최대 15일 무비자 입국 허용
- 대전 다가구 주택서 화재…1명 숨지는 등 인명 피해
- 천하람 “이러니 지지율 19%” 정진석 “그 당 지지율이나 신경쓰라”
- 미국 10월 신규 일자리 1만2000개 그쳐... 허리케인이 노동시장 강타
- 라브로프 러 장관, 우크라 전쟁 이후 첫 EU 방문
- “부친 산소에 휴대폰 묻었다”던 명태균…검찰엔 “부친 화장했다”
- 울산HD, '홍명보 논란' 딛고 K리그1 3연패 달성
- “전기차 선두는 오직 테슬라?...중국이 판 뒤집을 가능성 커”
- 한동훈, 명태균 녹취에 침묵... 친한계 “뭘 알아야 대응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