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부산 도시혁신, 경제 성장·시민 행복 함께

차용범 언론인 2022. 5. 1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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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피엔스', 코로나 시대 인류의 생존환경은 날로 거칠다.

도시는 환경의 변화에 끊임없이 대응하며 혁신해야 한다.

우리 '혁신도시'의 흑역사다.

그 혁신도시들은 성공했나? 도시의 회복력, 성장의 경쟁력 면에서 답은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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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피엔스’, 코로나 시대 인류의 생존환경은 날로 거칠다. 팬데믹과 기상이변은 우리에게 사회구조와 삶의 방식을 바꿀 것을 촉구한다. 다행히 현대 도시는 눈앞의 대재앙 속에서 많은 혁신을 성취하고 있다. 도시인의 건강 안전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 시티랩은 ‘2021년 도시가 발전한 10가지 방법’ 기사에서 이 시대의 현안과 해결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미국 샌프란시코의 우버 본사 유리창은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며 환기와 온도를 조절한다. 눈앞의 두 가지 위기, 팬데믹과 기후위기에 대응한 것이다. 그 위기들은 건물에서 적절한 환기의 필요성을, 도시에서 열에의 의존도를 낮출 것을 요구하므로. 기상재앙에 대응할 열 관리 조직을 운영하거나 저소득층의 기본 이동성을 도울 실험에 나선 도시도 있고.

한때 역경을 겪은 도시들도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로 거듭나고 있다. 텍사스의 오스틴엔 테슬라에 이어 삼성전자·오라클·HPE가 본사나 공장을 이전·신축한다. 삶의 질이 높은 도시(미국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각광받은 결실이다. 뉴욕의 재개발 프로젝트 ‘허드슨 야드’는 ‘도시 속의 혁신도시’다. 9·11 테러 같은 외부 위협, 허리케인 샌디 같은 재해도 이겨내도록 설계한 도시다.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행복을 함께 추구한 방식이다.

그렇다. 도시는 환경의 변화에 끊임없이 대응하며 혁신해야 한다. 도시의 흥망성쇠를 추적한 에드워드 글레이저(도시경제학자)의 말을 들지 않더라도 도시는 모든 사상과 활력의 중심이면서 ‘도시의 실패’를 한탄할 현상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쇠퇴와 성공, 그 열쇠는 확실하다. 성공한 도시는 ‘콘크리트’ 아닌, ‘인간의 살’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글레이저는 ‘도시의 승리’를 이끌 방식을 제시하며, 정치적 목적에 따른 대규모 건설사업을 비판하고 ‘사람’에의 투자를 강조한다.

‘혁신도시에 혁신은 없다’. 우리 ‘혁신도시’의 흑역사다. 국내에선 2005년 이후 10개 혁신도시를 건설했다. 그 혁신도시들은 성공했나? 도시의 회복력, 성장의 경쟁력 면에서 답은 ‘글쎄’다. ‘10개의 서울’은 커녕 정주(定住)여건조차 열악하다. 혁신의 실속 대신 과시의 외형을 추구한 결과다.

그 ‘실패한 도시’ 앞에 부산은 어떤가. “산에도 바다에도 전망대…부산은 랜드마크 강박증” “무분별 용도 상향·높이 규제 느슨”(국제신문), “200억 쏟아붓는데…특색 없는 관광지 장림포구 외면” “북항 랜드마크 부지 숙박시설 계획…”(부산일보). 언론 보도를 보면 부산은 오늘도 ‘사람의 살’보다는 외형적 ‘콘크리트’를 중시하는 것 같다.

부산, 환경 변화에의 대응은 어떤가. 팬데믹 후의 엔데믹 상황에 저출산·고령화의 심화는 최악의 상황이다. 전 지구적 기상재앙 역시 당면한 상수(常數)다. “지금의 추세라면 10년 뒤 부산 해운대 물에 잠긴다.” 세계 기후·환경 단체의 섬뜩한 경고다. 그 현상과 전망 앞에서 부산의 대응은 적절한가? 부산 북항에 숙박시설을, 그 앞바다에 랜드마크형 ‘해상도시’를 지으면 정녕 연안도시의 기상재앙을 이겨내며 부산사람의 삶터를 지켜갈 수 있나?

외형적 성장은 더 이상 도시의 목표일 수 없다. 시민의 삶을 포용하지 않고는 도시의 경쟁력·회복력을 키울 수 없다. 도시는 성공을 위해 ‘지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실을 직시할 줄도 알아야 한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청년이 돌아오는 부산’ 같은 꿈을 말하지만 그 꿈 역시 시민의 공감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시민의 건강·안전을 악화시킬 현상을 방임하며, 대단위 소비양식과 생태계 파괴에 기대서는 그 꿈을 이룰 수 없다.


한 도시의 흥망성쇠는 끊임없는 선택의 과정이다. 시계(視界)가 불투명하고 변화의 물결이 드셀수록 올바른 선택은 절실하다. 곧 지방선거다. 단체장 후보들은 여전히 대형 건설·행사 프로젝트며, 분수와 역량을 넘는 공약을 말한다. 그들은 정녕 핀란드가 5년째 ‘세계 행복지수’ 1위, 세종시가 7년째 ‘출산율’ 1위에 오르며 ‘사람 중심’ 위에서 인재와 자본을 흡수하는 비결을 알까? 부산, 시대적 전환의 요구에 잘 부응하며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행복을 함께 성취하는 도시였으면 참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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