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前국방 "韓, 中 궤도 끌려갈까 걱정"..사드부대 처우 불만도

김난영 입력 2022. 5. 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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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안보 미국, 경제 중국' 접근법에 "양립 가능한 일 아냐"
"당신 아들딸이 그런 여건이면 행복하겠나"…사드부대 철수 언급
"그러면 안 됐을 수도 있지만…한국 흔들 필요 있었다"

[워싱턴=AP/뉴시스] 마크 에스퍼(사진) 전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020년 3월4일 의회에 출석한 모습. 2020.3.6.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이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이 중국의 궤도에 끌려가는 상황을 걱정했었다고 밝혔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접근법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에스퍼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공개된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A Sacred Oath)'에서 북한의 지속되는 위협과 중국의 장기적인 전략적 도전을 마주한 한국과 미국의 상황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국방장관을 지냈다. 재임 초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스맨'으로 꼽혔지만, 이후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에서 갈등을 빚다 경질된 인물이다.

그는 회고록에서 한국을 동북아 안보 핵심 동맹으로 규정하고,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백악관에서 나오는 수사(rhetoric)로 껄끄러워졌다"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 문제 등으로 동맹을 향해 적대적 발언을 쏟아내고는 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이어 "국방부 재임 기간 3년 동안(육군장관 재직 기간 포함) 이런 역학과 우리가 한반도에서 마주한 문제는 내게 특히 우려가 됐다"라며 "나는 북한 관련 우리 관점은 일치한다고 자신했지만, 한국이 중국의 궤도에 끌려가고 있는 점을 걱정했다"라고 했다.

특히 "중요한 문제는 한국이 중국을 경제적 파트너로 선택하는 동시에 미국을 안보 파트너로 유지하려 노력하고, 이들 접근법이 양립 가능하다고 희망할지였다"라며 "당연히 (양립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한국이 이런 길을 향하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북한 문제가 갑자기 사라지더라도 동맹이 더 큰 인도·태평양 지역과 중국을 상대로 한 우리의 태세 발전에 핵심적이라고 본다"라며 "(한·미) 양국은 한반도에 미군 병력을 유지할 중요한 이유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드 문제가 이런 맥락에서 언급됐다. 에스퍼 전 장관은 "사드는 한국과 한반도 우리 병력, 심지어 미국의 일부를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 추적과 요격 역량을 갖췄다"라며 "중국은 2016년 사드 배치 발표에 성난 반응을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중국이 사드 시스템을 자국 내 군사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는 게 에스퍼 전 장관 시각이다. 그는 또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며 "중국은 한국이 배치를 취소하도록 엄청난 양의 경제적 압박을 가했다"라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가 입장을 확고히 했지만, 2017년 4월 첫 사드 시스템 배치 이후 시간이 지나며 한국이 점점 더 중국 쪽으로 끌려가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육군장관 시절인 2018년 사드 기지 방문 경험도 서술됐다. 그는 "(사드 기지의) 생활 여건은 끔찍했다"라며 "나는 이 문제를 반복적으로 한국 카운터파트에게 제기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해당 문제가 한국 국내 정치와 중국에 관한 지나친 걱정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저서에서 "내가 이 문제를 압박할 때마다, 내 한국 상대방들은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조금 더 인내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2020년 10월 우리 마지막 모임에서 나는 이 문제에 관해 화가 난 채 목소리를 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가시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시간 끌기에 대한 나의 인내심은 바닥이 났다"라고 했다. 이에 회의장에서 테이블 건너편 상대방에게 몇 분에 걸쳐 크고 날카롭게 이 문제를 지적했다는 것이다.

에스퍼 전 장관은 당시 회의에서 한국 측 카운터파트들에게 "나는 3년 전에 이곳을 방문했고, 그때도 좋지 않은 상태였다"라며 "당신들이 이에 관해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라는 말을 들었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이어 "이 문제를 이듬해에 제기했을 때 나는 같은 말을 들었다"라며 "이는 동맹이 동맹을 대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고 에스퍼 전 장관은 저서에서 전했다. 그는 또 "당신 아들딸이 그런 여건에서 살면서 일하면 행복하겠느냐"라고도 물었다.

그는 당시 회의장에 앉아있던 한국 대표단이 어떻게 반응할지 애쓰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또 자신이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합참이 사드 철수 영향과 임무를 한반도 밖에서 수행하는 선택지를 제시하는 연구를 하기를 바란다"라고도 언급했다고 했다.

당시 밀리 의장은 빠르게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이런 상황이 한국 대표단의 관심을 끌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런 일련의 발언을 '나의 연기(performance)'라고 표현했다. 사드 철수 영향 평가 등이 진심은 아니었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에스퍼 전 장관은 "나는 아마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됐을 것이다. 이는 외교적이지 않았다"라면서도 "나는 현장의 우리 국민을 의식했고, 이 문제를 몇 년간 압박해 왔었다. 나는 한국을 흔들 필요가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회고록에서 문제의 2020년 10월 마지막 회의가 정확히 뭔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시기에 제52차 한·미 안보협의회(SCM)가 열렸었다. 당시 서욱 국방장관과 에스퍼 당시 장관 간 공동 기자회견이 불과 몇 시간 남겨두고 취소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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