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될 뻔한 대전 서구..돌아온 전 구청장과 '철모'의 맞대결
[경향신문]
대전에서 인구(47만여명)가 가장 많은 서구는 당초 ‘무주공산’처럼 보였다.
장종태 전 서구청장(69·왼쪽 사진)이 구청장 자리를 내놓고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경선에 나서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나서는 후보가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쪽에서 수많은 예비후보들이 이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확 달라졌다. 장 전 구청장이 경선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에게 패한 뒤 다시 서구청장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다. 장 전 구청장은 우여곡절 끝에 ‘전략공천장’을 받아들고 원래 자리로의 복귀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도전장을 낸 국민의힘 후보는 서철모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58·오른쪽)이다.
서 후보는 ‘정치신인’이라는 약점을 안고 전장에 나섰으면서도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대전 서구청장 선거는 직전 서구청장과 직전 대전시 행정부시장 사이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돌고 돌아 다시 서구청장 선거에 나선 장 전 구청장은 ‘긍정’과 ‘부정’이라는 두 가지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긍정적인 평가는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선에서 검증된 ‘득표력’이다. 말단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구청장(재선) 자리에까지 오른 그는 허 시장과의 경선에서 42.49%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와 ‘원팀’을 이뤄 민주당 텃밭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시장이 되겠다’면서 집어던진 자리에 다시 도전한 부분은 ‘약점’으로 꼽힌다. 장 전 구청장은 당의 요구로 다시 구청장 선거에 나오게 됐다면서 자신의 출마를 민주당의 승리를 위한 ‘시대적 소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장 전 구청장은 둔산신도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주거환경 개선, 스포츠 테마파크 조성, K콘텐츠 도시 실현 등의 공약을 내놨다.
민주당은 직전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5개 구청장 자리를, 직전 총선에서 국회의원 7자리를 모두 가져간 바 있지만, 3월 대선에서는 국민의힘에 3.1%포인트 차이로 밀린 바 있다.
장 전 구청장의 3선 저지를 부르짖고 있는 서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그는 부시장 자리를 내놓고 국민의힘에 들어간 지 불과 4개월여 만에 공천장을 따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이름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철모’를 쓰고 거리를 누비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전투력도 드러냈다.
그의 장점은 지역에서 학교(대전고·충남대)를 나와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 충청남도·행정안전부 등을 거쳐 대전시에서 행정부시장으로 일한 ‘화려한 경력’이다.
서 후보는 “지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마련해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면서 둔산 아파트단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조정을 통한 층수 제한 완화 및 용적률 현실화, 제3 시립도서관 건립, 장태산-노루벌 국가정원 지정 추진 등의 공약을 내놨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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