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 열고 북악산으로..등산로도 54년 만에 완전 개방
[앵커]
청와대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면서 그동안 통제됐던 북악산 등산로도 함께 개방됐습니다.
시민들은 이른 새벽부터 베일에 싸여 있던 낯선 산길을 걸으며 온전히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북악산 등산을 즐겼습니다.
황윤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북악의 새 아침! 열어갈 새 길!"
힘찬 북소리와 함께 굳게 닫혀 있던 청와대 춘추문이 열립니다.
새벽부터 시민들은 두 팔을 벌리고 환호성을 지르며 청와대를 가로질러 북악산 등반을 시작합니다.
북악산 등산로가 완전히 개방된 건 1968년 북한 무장공비 30명이 청와대 침투를 시도한 이른바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입니다.
반세기 넘게 기억에서 지워진 길을 처음 걸어본 시민들은 그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서울 도심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임은정 / 경기 의정부시 : 여길 오더라도 청와대 지붕을 못 봤죠. 인왕산으로 넘어가서 저곳이 청와대구나 하고 봤는데 오늘 와서 이렇게 보고 경복궁과 서울 시내를 이제 다 볼 수 있어서 좋고요]
오랜 세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데다 아직 곳곳에 철조망도 남아 있어 낯설고 가파른 산길이지만,
먼발치에서만 바라보던 푸른 기와를 등지고 서울 도심을 바라보는 기분은 신기하기만 합니다.
[박순자·이록신 / 서울 명륜동 : 매일 먼 데서만 (청와대를) 봤거든요? 가까이 와서 보니까 너무 좋네요. 조금 힘들었는데 괜찮았어요. 그래도 즐거운 마음이 있으니까 이곳에 온 거죠.]
[남종철 / 부산 금정구 : 부산에서 올라와서 지금 택시 타고 내려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길입니다. 첫날부터 (북악산) 문 여는데 다른 사람보다 먼저 보고 싶어서 올라왔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북악산 등산로는 청와대 뒤에서 서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짧은 순환 코스입니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8백 미터를 올라가는 동쪽 길과 칠궁 뒷길부터 이어지는 6백 미터 거리의 서쪽 길을 통해 닿을 수 있습니다.
북악산을 포함한 청와대 권역이 개방되면서, 경복궁을 포함해 옛 육조거리가 있는 광화문 광장, 한양 도성의 남대문인 숭례문까지 조선 시대 도읍 한양의 중심축이 다시 하나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문화재청은 등산로 개방에 맞춰 산 곳곳에 있는 문화재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내부 정비 등을 이유로 사전 예약을 통해 단계적으로 개방되는 청와대와는 달리 등산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인원 제한 없이 완전히 개방됩니다.
다만, 청와대 개방 행사 기간인 오는 22일까지는 춘추관 대신 금융연수원 인근 출입구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YTN 황윤태입니다.
YTN 황윤태 (hwangyt264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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