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에 챔프전을 지배했다..MVP 김선형 "내년의 내가 더 기대돼"

잠실 | 김은진 기자 2022. 5. 1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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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SK 김선형이 10일 챔피언결정전 우승 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KBL 제공


데뷔 이후 빠르고 현란한 개인기로 리그 최고 스타가 된 김선형(34·SK)은 4년 전 발목을 다쳐 수술 받으면서 잠시 멈춰섰다. 최고 무기였던 스피드가 떨어지자 “나이들었다”는 시선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30대 중반으로 넘어간 올시즌, 김선형은 다시 전성기로 돌아간듯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최후의 무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마치 코트를 위에서 내려다보는듯한 경기 운영과 폭발적인 스피드로 경기를 지배했다. 베테랑 김선형의 노련한 기술과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챔프전의 분위기를 SK로 끌고갔다. 챔프전 최고의 영광은 결국 김선형에게로 갔다.

김선형은 10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끝난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SK의 통합우승을 이끌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95표 중 66표의 몰표를 받았다.

경기 종료 10초 전, 눈물이 터지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점수 차, 11시즌째 SK에서만 뛰면서 처음으로 맞이한 통합우승 앞에서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초보사령탑으로 팀의 첫 통합우승을 이끈 전희철 감독과 끌어안으며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SK가 역사상 두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던 2017~2018시즌 주역이었던 김선형은 “우리 팀에 우승반지가 한 개도 없는 선수도 있다. 무조건 끼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지켜서 기분 좋다”며 “4년 전 우승 때는 너무 극적이라 울었다. 이번에는 점수 차도 많이 나고 해서 안 울 줄 알앗는데 감독님과 안으면서부터 비시즌 준비할 때부터 시즌 후반 다쳤던 것도 생각하고 한꺼번에 스쳐지나가면서 갑자기 울음을 참을 수가 없어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챔프전 5경기에서 평균 32분1초를 뛰며 경기당 17.4득점 3.2리바운드 6.8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5차전에서도 20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한 김선형은 SK가 7점 차 뒤진 채 시작한 3쿼터에서 대역습으로 경기를 뒤집는 데 결정적 활약을 했다. 경기 내내 수비수 둘을 달고 다닌 김선형이 KGC 진영에서 빠르게 공을 몰고 골밑을 뚫어 레이업슛을 넣은 이후 SK의 특기인 속공이 터지기 시작했다. 김선형의 지휘로 스피드가 살아난 SK가 승부를 뒤집고, 두자릿수 점수 차로 오히려 달아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쿼터 승기를 잡고 홈 관중의 함성이 쏟아지자 마지막에는 관중석을 향해 또 한 번 세리머니를 하며 자축하기도 했다.

김선형은 “경기 전 상대 팀 (전)성현이가 세리머니 너무 많이 한다고 꼴보기 싫다고 해서 오늘은 딱 2개만 하기로 약속했는데 몇 개 했는지 모르겠다”며 “끝나고 울고 있는데 (오)세근이 형이 와서 축하해줬다. 개인적으로 정말 명승부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몸 상태가 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경기해준 선수들 굉장하다고 생각한다”고 같이 싸워준 KGC 선수들에게도 인사했다.

35세에 챔프전 MVP까지 차지한 김선형은 “4년 전 재활하면서부터 3년 정도 힘들었다. 발목 상태가 완전히 돌아올 때까지 스피드도 운동능력도 살짝 떨어지게 되면서 주변에서 나이 먹었다고 얘기할 때마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정말 칼을 갈고 준비해왔는데 이번 시즌 그 결실을 맺으니 더 눈물이 났다”며 “35세지만 신체 나이는 20대 후반 정도 되는 것 같다. 자신이 있다. 너무 ‘자뻑’인지 모르겠지만 내년의 내가 더 기대된다”고 웃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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