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에서 다시 선발로..이태양 "불펜 경험 큰 도움"

김희준 2022. 5. 1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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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0일 삼성전서 6이닝 1실점 쾌투
올 시즌 선발로 시작한 뒤 불펜으로 갔다가 다시 선발진 복귀

[인천=뉴시스]조성우 기자 = 22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선발투수 이태양이 역투하고 있다. 2021.06.22. xconfind@newsis.com

[대구=뉴시스] 김희준 기자 = 선발로 2022시즌을 시작했다가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선발 투수 노경은이 부상을 당하면서 5월부터는 다시 선발진에 합류했다.

'전천후'로 뛰어야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SSG 랜더스의 베테랑 우완 투수 이태양(32)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현실을 받아들인다. "불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는 그다.

이태양은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다.

87개의 공을 던진 이태양은 삼진 4개를 잡았고, 볼넷 1개를 내줬다. 시속 140~145㎞의 직구에 포크볼, 슬라이더를 주무기 삼아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커브도 간간히 섞어던지며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이태양의 호투를 앞세운 SSG는 최근 5연승을 달린 삼성의 상승세를 넘고 3-1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이태양은 시즌 세 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선발승은 두 번째다.

이태양은 경기 후 "팀의 3연승에 도움이 돼 기쁘다. 한 주를 기분좋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6이닝을 소화하고, 팀 연승을 이어줘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1회말 상대 리드오프 김지찬에 안타를 맞은 이태양은 후속타자 호세 피렐라에 병살타를 유도해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2회말 선두타자 오재일에 안타를 맞은 후에도 강민호에 병살타를 이끌어내 위기를 차단했다.

이태양은 "안타 6개를 맞았는데 제대로 된 안타가 없었다. 그래서 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경기 초반에 병살타를 2개나 유도했다. 내가 이상한 짓만 하지 않으면 운이 따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장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전했다.

3회말 실점 상황은 다소 아쉬웠다.

이태양은 3회말 2사 후 김현준에 2루타를 맞았다. 좌익수 오태곤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공을 뒤로 흘리면서 2루타가 됐다.

김지찬의 우익수 뜬공 때 2루 주자가 3루로 나아가면서 2사 3루의 실점 위기를 이어간 이태양은 피렐라에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태양을 맞고 타구가 굴절됐다. 2루수 최주환이 급히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했지만 전력질주한 피렐라의 발이 더 빨랐다.

이태양은 "피렐라라 타구가 빠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느렸다. 막으면 (오)태곤이도 덜 미안해했을텐데 아쉬웠다"고 떠올렸다.

6회까지 이태양의 투구수는 87개였지만, SSG 벤치는 7회 교체를 택했다.

'더 던지고 싶지는 않았냐'는 말에 이태양은 고개를 저으며 "6회에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해야 했다. 중요한 이닝이라 생각했고, 힘을 많이 썼다"면서 "비가 오지 않으면 이번주에 두 번을 등판해야 한다. 잘 끊어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팀이 3-1로 앞선 9회말 등판한 SSG 마무리 투수 김태형은 2사 후 김동엽에 2루타를 맞았지만, 최영진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실점없이 이닝을 끝내 팀 승리를 지켰다.

지난해 두 번, 올해 한 차례 이태양이 승리 요건을 갖춘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김택형은 경기 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를 전해들은 이태양은 "(김)택형이에게 부담을 갖지 말라고 한다. 내 승리를 날려서 그런 것이 아니라 불펜 투수들이 정말 힘들다. 선발은 초반에 무너져도 책임을 지면 되는데 불펜 투수들은 한 번 무너지면 데미지가 크다"고 김택형의 마음을 헤아렸다.

그는 "오늘은 택형이의 공이 좋아서 막아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믿음을 내비쳤다.

이태양이 불펜 투수들의 마음을 더욱 잘 이해하는 것은 올 시즌에도 불펜 투수로 보직을 전화했다가 다시 선발진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태양은 선발로 올 시즌 첫 등판을 치렀다. 그는 4월 7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홈런) 4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하지만 시즌 첫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한 차례 선발 등판 후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구원으로 나선 6경기에서 10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2실점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이태양은 베테랑 우완 투수 노경은이 지난달 4월 2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오른손 검지 골절상을 당하면서 다시 선발로 자리를 옮겼다.

선발로 보직을 바꾼 뒤에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는 이태양은 6월 복귀를 목표로 하는 노경은과 문승원, 박종훈이 돌아오면 다시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태양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신경쓰지 말자고 마음에 되새긴다. 공격적으로 던지고, 투구 템포를 빨리 가져가는 것만 생각한다"며 "내가 잘하면 주변에서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는 루틴이 확연히 다르지만 이태양은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잖아요"라며 웃었다.

그는 "한화 이글스에서 뛸 때 (정)우람이 형이 '불펜 투수는 항상 컨디션이 좋을 수 없다, 안 좋다고 생각하는게 낫다'고 했었다. 예전에 선발로만 뛰었을 때 예민한 부분이 있었는데 불펜 투수를 경험한 후로는 덜하다. 5일에 한 번 등판하니 매번 컨디션이 좋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태양은 "위기 상황 등에서 불펜 투수로 뛴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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