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혐오' '위안부 피해자 비하' 글 지운 김성회
[경향신문]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10일 과거 페이스북에 올렸던 게시물들을 일괄 ‘숨김 또는 삭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평강공주에 비유하는 ‘찬양 칼럼’이 논란이 된 데 이어 과거 동성애를 혐오하거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게시물 등을 페이스북에 올린 사실이 알려지자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김 비서관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취임식 관련 사진과 함께 “취임식에 쌍무지개가 떳네요(‘떴네요’의 오기로 보임).^^”라는 글을 올렸다. 극우성향 매체인 자유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김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동성애를 ‘정신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를 ‘화대’에 비유하는 등의 게시물·댓글을 올렸다가 페이스북 운영진으로부터 여러 차례 활동 중단 조치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비서관은 2019년 6월28일 페이스북에 “한동안 페북에 글을 못 썼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번 제 포스팅에 ‘나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신병의 일종으로 생각한다’고 쓴 글이 성적 취향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 말이라며, 페북 포스팅을 못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약 3개월 후인 2019년 9월20일 “페북으로부터 또 차단당했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글을 썼다. 그는 “지난번 차단에서 풀리고 며칠 안 돼 기억에도 없는 수년 전의 댓글 논쟁을 가지고, 페북 규정 위반이라며 한 달간 차단조치가 됐다”면서 “누군가 제 페북을 보며 끊임없이 신고하고 얼토당토 않은 사안을 가지고 저의 언로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댓글은 2015년 12월28일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직후 누리꾼과 설전을 벌이다 남긴 것으로, 김 비서관은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이 없었다고 비판하는 누리꾼에게 “그럼 정부가 나서서 밀린 화대라도 받아내란 말이냐?”는 댓글을 달았다고 밝혔다. 국가 차원의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배상금 문제를 성매매 대가로 지불하는 돈인 ‘화대’에 빗댄 것이다. 김 비서관은 2019년 9월 페이스북 계정 차단 후 복귀를 알리는 글에서 이 같은 댓글 작성 사실을 언급하며 “얼토당토 않은 사안을 가지고 차단시켜서 언로를 막으려고 작정하고 있나 보다”라고 적었다.
김 비서관은 지난 6일 윤석열 정부에서 신설된 종교다문화비서관에 내정됐고,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날부터 비서관 업무를 시작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창간한 자유일보 논설위원으로 일하면서 김건희 여사를 ‘평강공주’에 비유하는 칼럼을 쓰거나 미모를 칭송하는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 사실이 최근 알려져 입길에 올랐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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