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단일화 첫날 '9시 등교' 놓고 임태희·성기선 양측 격돌(종합)
기사내용 요약
임태희 "일방적 9시 등교제 시행, 불통행정 대표사례" 지적
성기선 "이 제도 취지와 학교 현실 모르는 단견적 공약 전형" 맞불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치러질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맞대결을 벌일 보수진영의 임태희 예비후보와 진보진영의 성기선 예비후보가 진보교육감 대표 공약으로 평가받는 ‘9시 등교’ 폐지 여부를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임 예비후보였다. 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9시 등교제’ 폐지 공약을 발표했다.
‘9시 등교제’는 진보진영인 현직 이재정 교육감표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2014년 7월 취임한 이 교육감은 두 달 뒤인 9월부터 본격 시행에 ‘9시 등교제’를 시행했다.
임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9시 등교제는 이 교육감이 학생들에게 충분한 수면 시간을 주고 가족과 아침식사를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자는 취지로 내걸었던 공약”이라며 “첫 시행 이후 90% 이상 초·중·고에서 일괄 시행됐지만 9시 등교 시간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본질인 가족과의 아침식사가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일방적인 9시 등교제 전면 시행은 일선 학교 자율성을 침해하는 불통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지역 현황과 가족 현실에 비춰볼 때 획일적으로 적용할 사안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 후보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내 초·중·고 98.8%(2466개교 중 2436개교)가 9시 등교제를 시행하고 있다.
임 후보는 “한 학부모는 ‘엄마와 아빠가 모두 출근하면 9시 전까지 학생 혼자 집에 있다가 등교하는데 가족이 어떻게 함께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보였다”며 “획일적인 9시 등교제를 없애고 지역 상황에 맞는 등교시간을 학교 재량에 맡기는 자율성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 후보가 진보교육감이 추진한 ‘9시 등교’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자 이날 진보진영 단일화 후보로 뽑힌 성 후보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성 후보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임 후보가 9시 등교제 폐지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정말 이 제도의 취지와 학교 현실을 모르는 단견적 공약의 전형”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성 후보는 “9시 등교제 취지는 이른 1교시 시작과 조기 등교로 인한 학생 건강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라며 “9시 등교제는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는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정책으로 조기등교로 인해 발생하는 학생 수면부족과 아침결식 등 성장기 학생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행 당시 학교 자율성도 보장했는데도 그럼에도 대다수 학교가 1교시 시작을 9시 이후로 조정한 것은 이 제도가 학교 현장에 필요한 정책이었기 때문”이라며 “정책의 제안자도 당시 중학교 학생들이었고, 그런 학생들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 후보는 그러면서 “임 후보의 9시 등교제 폐지는 근본적인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못하면서 발표한 헛공약”이라며 “모르면 학교 현장에 물어보기를 권한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 후보는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그는 2차 진보진영 단일화 경선을 통해 여론조사 50%와 숙의 공론화위원회 현장 투표 50%를 합산한 결과에 따라 단일후보로 선정됐다.
2018년에는 이재정 교육감이 재선에 나서면서 진보진영이 모두 참여하는 단일화가 불발됐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 교육감이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진보진영 후보들 간 단일화 과정에 진통이 거듭됐다.
이번 단일화는 2번째 시도 끝에 성사됐다. 경기교육혁신연대의 1차 단일화 시도는 일부 후보들이 불참한 가운데 참여 후보들 사이에서도 단일화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해 지난 2일 깨졌다.
이후 추진된 2차 단일화 경선에는 김거성·박효진·성기선·송주명·이한복 등 경기도교육감 진보진영 예비후보로 분류되는 5명 모두가 참여했고, 이날 성 후보가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이로써 오는 6월 1일 진행되는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진영에서 유일하게 예비후보로 등록한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과 진보진영 단일화 후보로 뽑힌 성 후보가 1대 1 구도가 맞붙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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