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첫날 인산인해 "감회 새롭다"..사진 찍고 공연 즐기며 '자유' 만끽[윤석열 대통령 취임]
[경향신문]
“청와대 문 개방!” 10일 오전 11시30분 공연 연출자의 육성과 함께 정문이 열리자 기다리던 시민들이 “와!” 하고 함성을 지르며 안으로 들어갔다. 푸르게 펼쳐진 대정원을 가로질러 청록색 기와 지붕의 청와대 본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민들은 본관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빴다. 경기 수원시에서 온 채종명씨(63)는 “74년 만에 개방하는 역사적 순간에 동참하기 위해 아내와 딸 그리고 네 살배기 손녀까지 삼대가 왔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드리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이날 청와대 경내가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새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청와대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2만명가량이 청와대 경내 관람을 예약했다. ‘약속을 담다’ ‘희망을 나누다’ 등의 테마로 경내 곳곳에서 마술, 종묘제례, 비눗방울 놀이, 전통줄타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본관 앞에서 만난 이윤상씨(45)는 “청와대가 권력의 상징이지 않았나. 권위주의적이고 다가가기 어려운 곳이었는데 시민에게 돌아온 것 같아 친숙한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전남 완도군에서 온 이일용씨(75)는 “처음에는 (집무실 이전에) 돈을 많이 들여서 뭐하나 싶었는데 개방한 청와대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본관 왼쪽에는 국빈 방문 시 공식 행사가 열리던 영빈관이 있다. 지도를 펼쳐 보던 정수미씨(54)는 “실내 개방이 안 돼 아쉽지만 새롭다”고 말했다. 본관 오른쪽에 위치한 관저는 대통령과 그 가족의 거주 공간이었다. 시민들은 유리창 너머로 건물 안에 남은 책상과 소파 등을 구경했다. 국내외 귀빈에게 전통 가옥을 소개하거나 의전 행사를 진행하는 장소로 활용됐던 상춘재도 시민들로 북적였다. 개방 첫날 몰려든 인파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본관, 관저 등 청와대 주요 시설 내부는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지만 안내판이 없어 직원들이 시민들의 통행을 일일이 제지해야 했다.
청와대는 오는 22일까지 한시적으로 사전 신청자에 한해 방문을 허가한다. 박정섭 문화재청 대변인은 “오늘 2시간마다 6500명이 입장해 2만명가량 방문한다”며 “청와대를 근대역사문화공간 등으로 등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하얀·문재원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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