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나는 입양인입니다."..97세 치매 아버지 7년째 모시는 입양아

2022. 5. 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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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MBN은 1인 가구와 핵가족 시대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기 위한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그 첫 순서로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혈연 가족보다 더 가족적인 입양아 가정을 소개할까 합니다. 내일은 또 입양의 날이기도 하죠. 우리 사회 입양 문화의 현주소를 이상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백발의 노신사가 머리를 다듬으려고 미용실에 들어섭니다.

(아빠 젊어지셨어요. 20년은 젊어진 거 같아)

97세 아버지와 50대 딸은 오늘도 하루종일 함께입니다.

▶ 인터뷰 : 솔 / 헤어 디자이너 - "자주 방문하시는데 사이가 너무 좋아 보이셔서 저희는 부모님에게 그렇게 못 하니까. 저도 집에서 효도하도록 노력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교수와 평론가로 활동하던 딸은 아버지에게 치매가 온 후 사회생활을 접고 7년째 병수발을 들고 있습니다.

자식의 도리지만, 절대 쉽지 않은 길.

그녀는 입양아입니다.

▶ 인터뷰 : 김연수 / 국내성인 입양인 -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잘못되면 어떡하나 두려움 때문에 입양을 꺼리시던 분들이 제가 입양인으로서 그렇지 않다. 사랑으로 키우면 친부모와 같이 자식도 부모를 사랑한다고."

태어난 지 한 달 뒤 지금의 부모님을 만났고,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한동안 고민하고 방황했지만, 부모님의 사랑으로 제자리를 찾았고, 가족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 인터뷰 : 김연수 / 국내성인 입양인 - "저도 똑같은 입양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 친구들한테 괴롭다고 했는데 부모님이 워낙 사랑으로 키워주셨기 때문에 주위에서 부모님한테 잘하면 되지 그게 무슨 큰일이냐는 반응이."

2019년 기준 국내외 입양된 아동 수는 총 704명.

경제적 형편은 나아졌지만,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해 해마다 입양아 수가 줄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수연 / 홀트아동복지회장 - "아직도 사람들이 가족은 핏줄로 이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입양은 가족을 만드는 차선의 방법이 아니라 또 다른 방법으로 부모 자녀 관계를 맺고 사랑하는 데는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입양 가정은 그저 평범한 가정의 또 다른 모습일 뿐, 이상한 것도,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요.

(제일 가까운 사람입니다. 사랑입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영상취재 : 권민호 VJ 영상편집 : 김미현 그 래 픽 : 김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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