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엔 알 수 없었지..엄원상·고재현이 K리그를 휘젓게 될지
[경향신문]
U-20 월드컵 결승 올랐던 2019년
‘폴란드 황금세대’ 벤치멤버였던 둘
올 시즌 각각 5골 뽑아내며 맹활약
울산·대구의 ‘게임체인저’로 성장
2019년 폴란드에선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황금 세대가 탄생했다. 1999년생부터 2001년생까지 21명의 어린 선수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결승까지 올랐다.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했으나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4강을 뛰어넘은 성과였다.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은 2골·4도움의 맹활약으로 골든볼(MVP)까지 수상해 각광받았다.
그런데 3년의 세월을 머금은 황금 세대에선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후발주자의 부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월드컵 당시 골이나 도움 같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기는커녕 벤치 멤버에 가까웠던 엄원상(23·울산)과 고재현(23·대구)이 K리그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선두 울산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엄원상이 5골(5위)·3도움(2위)을 기록하고 있다면, 고재현도 대구FC에서 5골을 터뜨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엄원상은 정규리그 한 바퀴(11경기)를 돌았던 지난 주말 최고의 스타였다. 그는 0-1로 끌려가던 강원FC 원정에서 전반 25분 교체투입돼 후반이 시작되기도 전에 1골·2도움을 쏟아내는 원맨쇼로 3-1 역전극을 완성했다. 빠른 발을 자랑하는 그는 과감한 슈팅과 팀 동료를 살리는 패싱 능력까지 갖춘 게임 체인저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잦은 기복과 부족한 득점 능력으로 혹평받던 광주FC 시절의 과거는 이미 잊혀진 지 오래다.
엄원상의 올해 활약상은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 자료에 따르면 엄원상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90분당 기록에서 득점(0.3골→0.7골)과 슈팅(1.8개→2.6개), 유효 슈팅(0.9개→1.8개), 도움(0.1개→0.4개), 기회 창출(0.7회→1.6회), 돌파 시도(1.7회→2.4회) 등에서 확연히 발전했다. 단순히 우승을 노리는 강팀에 입단한 효과로 보기엔 그의 발전 속도가 눈부시기만 하다.
대구로 다시 돌아온 고재현은 잠시 잊고 있었던 자신만의 무기를 되찾은 사례다. 그는 서울 이랜드FC에서 임대 선수로 뛸 때만 해도 측면 수비수를 맡았으나 올해는 공격수로 득점 본능을 일깨웠다. 꼭 필요한 위치를 파고들면서 찬스를 살린다. 지난 8일 수원 삼성전에서도 황재원이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 발에 맞고 굴절된 것을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골문에 꽂았다. 고재현의 올해 기록을 살펴보면 단 8개의 슈팅(유효슈팅 6회)을 시도해 5골을 넣었을 정도로 정확도가 남다르다. 기대 득점(xG) 부문에서도 고재현은 8개의 슈팅에서 1.5골이 기대치였으나 실제로는 5골을 넣으면서 K리그1 최고의 결정력을 인정받았다.
황선홍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은 “(엄)원상이나 (고)재현이 모두 K리그에서 훨훨 날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연기돼 당장 두 선수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게 아쉬울 정도”라면서 “지금과 같은 활약을 유지한다면 유럽 진출의 길도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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