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尹대통령에 '방중' 요청 "양측 편리한 시기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중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초청 의사를 보인 것이다.

취임 축하사절단으로 방한한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은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윤 대통령을 예방해 "시진핑 주석은 (윤)대통령이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하고 초청한다"고 했다.

왕 부주석은 '시 주석의 오른팔'로 통한다.

왕 부주석은 이어 "윤 대통령 당선 후 시 주석은 당선 축하 축전을 보냈고, 금방도 (윤)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이번에 시 주석은 특별히 제게 시 주석을 대표해 (윤)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귀국(한국)이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발전하고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평안하기를 축원하라'고 했다"고 했다.

왕 부주석이 시 주석의 방중 초청 의사를 밝힌 뒤 양국 정상의 통화 사실도 공개한 일은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미간 밀착 행보가 빨라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중 2차례 방중한 만큼 외교 관례로 보면 시 주석이 방한할 차례라는 지적이 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인 2014년 7월 이후 방한한 적이 없다.

왕 부주석은 수교 3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놓고 "서로에게 우호적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동반자"라며 "중국은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전진하고 더 높은 수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고 했다.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건의 사항으로 전략적 소통 강화, 실질적 협력 강화, 국민 우호 증진, 밀접한 다자조율,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를 거론했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저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민감한 문제를 타당히 처리하는 것"이라며 "중국 측은 한반도 남북 양측이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협력을 추진하는 것을 진정으로 지지한다. 소통을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민감한 문제의 타당한 처리'는 중국이 통상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언급할 때 쓰는 말이다. 이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의식한 말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왕 부주석보다 앞선 모두발언에서 "오늘 취임식에 왕 부주석이 직접 와줘 정말 기쁘고 한중관계를 중심하는 중국의 뜻을 잘 알겠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