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前대통령 양산 사저로.. "난 자유인, 마지막까지 행복했다"

尹 취임식 참석 후 양산행 기차 타..지지자들 모여 '환송'

5년간의 임기를 마친 문재인 전 대통령이 KTX를 타고 양산 사저로 귀향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저는 자유인이 됐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윤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새 정권의 출발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국회를 떠난 문 전 대통령은 낮 12시를 조금 넘어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역에는 1000여 명 정도로 추산되는 지지자들이 모여 있었다. 임종석·유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전직 참모들은 물론 김태년·홍영표·진성준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도 서울역으로 집결했다.

그는 서울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즉석연설을 통해 "대통령이 될 때 약속 드린 것처럼 원래 우리가 있었던 시골로 돌아간다"면서 "저는 해방됐다"라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 마지막 퇴근길에 1만여 명이 운집해 환호했던 것에 대해서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그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여러분 덕분에 저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감사 드린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직 참모, 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KTX 열차편으로 울산 통도사역으로 이동했다.

오후 2시 50분쯤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에 도착한 뒤 같이 지낼 이웃 주민,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사저 주변에 몰린 지지자 등 2000여 명은 '문재인'의 이름을 연호하며 반갑게 맞았다.

문 전 대통령은 마을회관과 사저 앞에서 "집에 돌아와 보니 이제야 무사히 다 끝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며 "저는 이제 완전히 해방됐다. 자유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 평산마을에서 보내게 될 제 2의 삶, 새로운 출발이 저는 정말 기대가 된다. 평산마을 주민들과 농사도 함께 짓고, 막걸리 잔도 나누고, 경로당도 방문하며 잘 어울리면서 살아보겠다"고 했다.

마을회관 귀향 인사를 마친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회관에서 사저까지 약 400ｍ를 걸어서 이동하면서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거나 인사를 했다.

이어 평산마을을 중심으로 주변 5개 마을 주민 60여 명을 사저로 초청해 간단한 다과회를 한 후 주민들과 귀향을 기념하는 기념식수도 했다. 주민 다과회, 기념식수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은 이후 특별한 일정 없이 귀향 첫날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역과 평산마을 입구에는 반문 단체가 나와 욕설과 함께 '문재인을 감옥으로' 등을 외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남 양산 사저로 가기 위해 울산역에 도착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