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뚝 떨어진 마케팅비에 영업익 쑥쑥
5G 론칭 이후 마케팅비 최저, 수익성 개선
중간요금제 도입 시사.."5대 사업군 주력"
SK텔레콤이 올 1분기 주력인 이동통신(MNO)을 비롯해 미디어 등 대부분 사업이 선전하면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재무 실적을 달성했다. 5세대(5G) 가입자 확대와 마케팅비 절감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개선됐고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졌다.
SK텔레콤은 올해 유무선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메타버스),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5G 중간요금제에 대비해 관련 상품의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올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4324억원으로 전년동기 3742억원보다 15% 늘었다고 10일 밝혔다. 전분기 2267억원에 비해선 거의 두배가량 증가했다.
5G 가입자 비중 확대와 IPTV·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로 매출이 늘어났으며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마케팅비가 절감된 게 주효했다.
이 같은 성적은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것이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39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4조1131억원보다 4% 늘어난 4조2772억원이다. 전분기 4조2978억원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순이익은 220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인적분할로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이 올 1분기에 제외된 데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이 SK와이번스 매각 이익 반영으로 부풀어 올랐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계열사 실적을 걷어내도 준수한 재무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은 3조7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고 영업이익은 3569억원으로 16% 증가했다. 마케팅비(무선통신 회계 기준)는 5G 론칭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1분기 마케팅 비용은 7450억원으로 전년 동기(7810억원) 대비 5%가량 감소했다.
5G 가입자 순증 통신사업 호실적 견인
주력인 통신사업은 견조한 5G 가입자 증가와 IPTV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어갔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 수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088만명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100만명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말 5G 가입자 목표인 1300만명을 무난히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5G 보급률(스마트폰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은 47%(MVNO 제외 기준)까지 늘어났다. 올해 말 단말 가입자의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IPTV는 1분기 말 기준 910만명의 유료방송가입자를 확보했다. 가입자 수가 지속 성장 중인 가운데 4분기 연속 IPTV 순증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SK텔레콤 김진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SK텔레콤은 5G 대중화와 다양한 고객 니즈를 반영할 수 있는 서비스와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올해로 5G가 도입된 지 4년이 됐다. 시장 안정화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당사 또한 소모적 마케팅 경쟁이 아닌 효율적인 시장 운영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5G 중간요금제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5G 중간요금제는 현재 5G 요금제가 데이터 제공량 20GB 미만과 100GB 이상으로 양극화돼 소비자 실 사용량에 맞는 중저가 요금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추진 중인 정책과제다.
김 CFO는 "고객의 니즈, 이용 패턴, 5G 가입자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5G를 론칭한 지 4년 차에 접어들고 있고 이미 보급률이 40%를 돌파한 상황에서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신사업도 성장세 지속
SK텔레콤은 올해 초 주요 사업군을 5개(유무선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아이버스·커넥티드 인텔리전스)로 재편한 바 있다. 주력인 통신사업에 가려진 신사업들을 조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콘텐츠와 T커머스를 포함한 미디어 사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작 콘텐츠 지연에 따른 수급 부진에도 월정액 요금(PPM)과 콘텐츠별 요금(PPC) 매출 안정이 지속됐다. T커머스 사업자인 SK스토아와 광고 사업 매출은 구독서비스 총 상품 판매액(GMV) 확대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7월 오픈한 가산·식사 데이터센터는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데이터 수요 폭증에 따라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차기 데이터센터도 준비 중이다. 클라우드 사업 또한 이용량이 증가에 따라 매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구독사업 T우주 등 아이버스(AIVERSE)사업에서는 성과 창출을 위한 핵심 역량 강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구독서비스 T우주는 최근 이용자 100만명, 1분기 GMV 13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유의미한 실적을 거뒀다. 이프랜드도 3월 기준 월간 실사용자 수(MAU) 135만명을 달성했다. 올해 80여개국에 진출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도모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5G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794억원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했다. 회사는 4년 연속 3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도 전년과 비슷한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진원 CFO는 "1분기에는 MNO와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사업 영역이 고르게 성장했다"며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성장과 혁신을 창출하는 한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선 (hs.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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