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환호, 까치발.. 文의 말·손짓에 열광한 지지자들

박지영 2022. 5.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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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회관 앞에 도착하자 천둥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10일 오후 2시 50분쯤 사저가 위치한 평산마을에 도착했다.

문 전 대통령은 어린이들의 꽃다발을 받은 뒤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고, 지지자들에게 10여 분간 짧은 인사를 한 뒤 사저로 올라갔다.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 해무리가 떴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언급했을 때 지지자들의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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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 2000명 모여
전국 각지에서 찾아 평안한 퇴임 기원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문재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회관 앞에 도착하자 천둥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일찍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2,000여 명 지지자들은 일제히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문 전 대통령이 "평범하게 농사짓고 막걸리 마시는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열광적인 함성으로 화답했다.


"5시간 넘게 기다려 악수했어요"

문 전 대통령 내외는 10일 오후 2시 50분쯤 사저가 위치한 평산마을에 도착했다. 문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고, 일부는 "대통령 하느라 많이 늙었다"며 탄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어린이들의 꽃다발을 받은 뒤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고, 지지자들에게 10여 분간 짧은 인사를 한 뒤 사저로 올라갔다.

문 전 대통령을 향한 지지자들의 열기는 전날 청와대 앞 환송행사 못지않게 뜨거웠다. 문 전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악수를 시작하자 앉아 있던 사람들까지 일어나 일제히 펜스 쪽으로 향했고, 뒤에 서 있던 시민들은 "우리도 보고 싶다" "앉아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자 얼굴이 잘 보이게 마을회관 옥상으로 올라가 달라며 "옥상!"을 연호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 해무리가 떴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언급했을 때 지지자들의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운집한 지지자들과 파란 풍선에 둘러싸인 문 전 대통령이 사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자들은 짧은 시간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에 대한 설렘과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퇴임 이후 편안한 삶을 기원했다. 서울에서 온 윤모(64)씨는 9일 청와대 환송행사와 이날 평산마을 환영행사에 모두 참석했다고 했다. 그는 "어제는 먼 발치에서만 봐서 아쉬웠다"며 "오늘은 오전 9시에 와 맨 앞자리에 앉았고, 5시간 넘게 기다려 악수도 했다"고 말했다. 거창군에서 왔다는 김모(54)씨는 "얼굴은 못 보고 목소리만 들었다"며 "그래도 이곳에서 편해 보이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고민정 등 청와대 출신도 방문

문 전 대통령이 사저로 들어간 뒤 임종석 전 비서실장, 고민정 의원 등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민주당 인사들이 사저 방문을 위해 평산마을에 도착했다. 지지자들은 이들과 사진 촬영을 하며 문 전 대통령과의 짧은 만남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양산시에서 출마하는 민주당의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도 평산마을을 찾아 시민들에게 얼굴을 비쳤다.

경찰은 혹시나 모를 안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를 했다. 평산마을로 진입하는 입구에 간이검색대를 설치해 소지품 검사를 실시했다. 노트북이나 카메라 등 전자기기 작동 여부를 확인해 폭발물이 아닌지 점검했고, 오후 1시 이후부턴 음식물 반입도 제한했다. 투척물로 사용될 수 있는 등산스틱 등도 소지할 수 없었다. 마을 입구부터 사저까지 설치한 펜스 앞에도 경비 병력을 배치했다.

문 전 대통령이 사저로 올라간 10일 오후 한 남성이 '문재인 빨갱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다 경찰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보수 시민 1인 시위·지지자들 사이 언쟁도

보수 단체의 집회는 없었지만 시민 한 명이 '문재인 빨갱이'라고 적힌 피켓을 가지고 와 지지자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해당 시민은 간이검색대 앞에서 구호를 외쳤지만 경찰에 제지당했다. 문 전 대통령이 사저로 들어간 이후 내려오는 지지자들과 시위에 나선 남성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이 더 잘 보이는 자리에 서기 위해 지지자들 사이에서 말다툼이 발생했다. 문 전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부채를 제작해온 사람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뽑은 사람에겐 부채를 주지 않겠다"고 선언해 지지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양산=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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