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자유론' 담아낸 취임사..안철수 '과학'까지 녹여내

정주원 2022. 5. 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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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에 35번 언급 최다
출마선언때도 21번 나와
승자독식 언급하며 野 비판
연대·책임 없는 방종 경계도
"성장은 과학기술로만 가능"
安과 약속한 화두도 반영
43년전 부친 윤기중교수가
밀턴책 '선택할 자유' 선물
尹대통령 "가치관 큰 영향"

◆ 윤석열정부 출범 / 취임사에 담긴 국정철학-자유주의 전면 제시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옥상에 올라선 국악대가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알리는 팡파르를 연주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일성은 자신의 '자유론'을 국민들과 나누는 것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정치인으로 데뷔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약 20분 분량의 선언문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21회 언급했던 그는 취임사에도 그때의 초심과 철학을 그대로 담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평화와 번영의 조건과 지향점이 모두 보편 가치인 자유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며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피었다"고 했다. 윤석열정부가 표방하는 비합리적 규제 완화와 역동적 혁신성장의 비전을 철학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대통령은 무한정의 자유가 아닌 '연대'의 가치도 강조했다. 그는 "자유는 보편적 가치"라며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돼야 한다.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는 결코 승자 독식이 아니다"고 선언했다. 이어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선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이런 것 없이는 자유 시민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 시민이 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 역시 자유의 가치로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 시민이 연대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사 말미에는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그룹에 들어가 있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시민 모두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확대하는 데 더욱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자유에 대한 이 같은 생각은 검찰총장 시절은 물론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강조된 바 있다. 그는 자신이 대학에 입학할 때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에게 선물받은 책인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여러 차례 읽어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정도다.

11개월 전인 지난해 6월의 대선 출마 선언과 이날 취임사가 닮아 있는 것도 본인의 철학을 그대로 녹여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겠다"며 "승자 독식은 절대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한 연대와 책임이 중요하다"고 외친 바있다. 이런 내용은 자신의 국정 철학을 강조하는 것일 뿐 아니라 국회 원내의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경고의 메시지라는 중의적 해석도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이에 더해 우리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을 꼽으며 "이 문제는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도약과 빠른 성장은 과학, 기술, 혁신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도 했다. '과학' 역시 윤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키워드다. 특히 대선 때 공동정부 구성을 약속했던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핵심 화두도 과학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과학,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자유를 확대하며 존엄한 삶을 지속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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