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출신 사외이사 몸값 높아졌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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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 가운데 관료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 중에선 검찰·법원 출신이 전체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절반을 차지했다.
실제 올해 주총에서 신규 선임된 167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51명으로 30.5%를 차지했는데, 검찰과 법원 출신이 각각 13명으로 관료 출신 사외이사 가운데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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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인맥 86명으로 관료 출신 중 가장 비중 커
법조계 출신 중용 '윤석열 정부' 기조 영향 끼쳤나
국내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 가운데 관료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 중에선 검찰·법원 출신이 전체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절반을 차지했다. 사외이사를 경영 감시란 애초 취지와 달리, 청와대와 행정부 요직에 법조계 출신을 대거 중용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방패막이 구실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19개 기업의 올해 1분기 기준 사외이사 795명의 출신 이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관료 출신이 228명으로 전체의 28.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26.9%)보다 1.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학계 출신이 34.8%로 가장 많았지만 비중은 지난해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세무·회계 출신 비중은 10.2%로 지난해보다 1.5%포인트 늘었고, 재계 출신은 8.9%로 1.4%포인트 낮아졌다. 이어 변호사(3.0%), 언론(2.5%), 공공기관(1.5%), 정계(1.0%) 등의 순이었다.
관료 출신 중에선 법원·검찰 출신이 86명으로 37.7%를 차지했다. 법원(판사) 출신이 지난해보다 10명 늘어난 45명(19.7%)으로 가장 많았고, 검찰 출신은 작년보다 5명 증가한 41명(18.0%)으로 두번째로 비중이 높았다. 그 다음은 국세청 33명(14.5%), 기획재정부 13명(5.7%), 산업통상자원부 12명(5.3%), 공정거래위원회 10명(4.4%) 순이었다.
흐름상으로는 과거에는 국세청, 기재부, 공정위 출신 사외이사가 많았으나 4∼5년 전부터 판·검사 출신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게 눈에 띈다. 실제 올해 주총에서 신규 선임된 167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51명으로 30.5%를 차지했는데, 검찰과 법원 출신이 각각 13명으로 관료 출신 사외이사 가운데 절반을 넘었다. 검찰 출신 중에서는 김준규 전 검찰총장(삼성카드),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롯데쇼핑),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한화) 등이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됐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시절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호텔신라·현대오일뱅크), 공상훈 전 창원지검장(자이에스앤디), 김희관 전 광주고검장(신세계건설), 윤웅걸 전 전주지검장(두산), 신유철 전 서울서부지검장(예스코홀딩스) 등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모두 8명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올해 새로 뽑았고, 롯데는 6명, 케이티(KT) 4명, 현대중공업 4명, 엘지·두산 각각 3명씩 선임했다. 현대자동차·에스케이(SK)·한화·씨제이(CJ)·카카오·현대백화점 그룹은 각각 2명씩을 새로 영입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관료 출신, 그 중에서도 판·검사 출신 사외이사가 증가하는 것은 경영 감시를 위해 전문성과 투명성,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는 사외이사 제도의 애초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권력의 흐름에 따라 가장 힘이 센 권력 집단 출신을 영입해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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