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채로..장애·비장애인 겸용 택시 첫 상업운행

[경향신문]

코액터스가 상업운행을 시작한 장애인·비장애인 겸용 택시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로 차에 탈 수 있게 했다. 코액터스 제공

휠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편하게 탈 수 있는 택시가 등장했다.

청각장애인 기사가 모는 택시 서비스 플랫폼 ‘고요한M’을 운영하는 코액터스는 영국 자동차 업체 LEVC로부터 도입한 TX5 두 대가 최근 서울에서 상업운행을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TX5는 영국 런던의 상징물로도 꼽히는 프리미엄 택시 ‘블랙캡’ 모델이다. 이번에 코액터스가 들여온 블랙캡은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차량이다. 31㎾h 용량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110㎞까지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가솔린 엔진이 전력을 공급해 최대 500㎞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고객이 휠체어에 탄 채로 탑승할 수 있게끔 ‘슬라이드 레일’이 차량 바닥에 내장돼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는 차량 뒤쪽에서 타야 하지만, 블랙캡은 활짝 열리는 옆문을 통해 승차할 수 있다. 승하차용 슬라이드 레일은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계단으로도 쓸 수 있다.

운전자를 제외하면 6명까지 탈 수 있다. 좌석을 접거나 회전시킬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크다. 운전석과 승객석은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 투명 아크릴판으로 분리해놨다. 차 내부에 설치된 스피커폰을 통해 운전자와 소통할 수 있다.

코액터스가 운행하기 시작한 블랙캡. 휠체어를 탄 채로 차에 탈 수 있게 설계됐다. 코액터스 제공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예약하면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코액터스는 우선 예약제로 운영하며 향후 운행 대수를 늘려 일반 호출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1억원이 넘는 차량 가격이 반영되면서 이용 요금은 일반 중형택시의 2배 수준으로 책정됐다.

장애인을 배려하는 교통 인프라가 여전히 미흡한 가운데 블랙캡이 교통약자들의 이동 불편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코액터스는 기대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자체가 장애인·비장애인 겸용 차종을 구매하고, 추가 운영 예산이 들어가지 않도록 상업운행을 코액터스가 맡는 방안을 놓고 일부 지자체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