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취임식 간 4대 그룹 총수, 투자 보따리 푸나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내주 방한하면서 재계의 신규 투자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경제 활력을 강조해왔던 만큼 4대 그룹이 주축이 돼 투자 보따리를 풀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은 미래 먹거리와 안보 자산으로서 대규모 투자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분야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담긴 '초격차' 확보 전략에 포함되기도 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취임식 이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진행되는 만찬에도 참여한다.
역대 정부 출범 만찬에서 대기업 총수가 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정부가 '민간 주도 성장'을 내걸고 있는 만큼 기업과 정부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재계 맏형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의 투자, 고용 계획이 다른 기업에게 방향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이후에도 향후 3년 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도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혀 재계 선도 기업의 위상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오는 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에도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시 이 부회장이 직접 안내를 맡으며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협력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추진 중이다.
SK그룹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바이오 등 윤 정부가 전략산업으로 선정한 분야에 선제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SK는 그룹의 성장동력 키워드를 BBC(Battery, Bio, Chip)로 정하고 2017년부터 전체 투자액 48조원의 80% 가량을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중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업 착공에 들어가고, 충북 청주에 반도체 신규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SK E&S 등 국내 최대 에너지기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주축 삼아 새 정부 국정과제인 탄소중립 실현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업무를 통해서도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앞장설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발맞춰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새 정부는 국정과제 세부내용에 '모빌리티 혁명'을 포함시켰다. 친환경·지능형 모빌리티 전환 촉진을 위한 기업 생태계 조성,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의무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도 여기에 보폭을 맞춰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 중인 도심항공교통(UAM)과 로보틱스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새정부 미래전략사업으로 선정된 배터리 사업과 전장 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는 배터리 등에 대한 종합 지원을 통해 'K-배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그룹의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2030년까지 세계 1위 종합 배터리 소재 회사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전장 사업은 구 회장이 힘을 싣고 있는 신성장 부문 중 하나다.
재계 관계자는 "새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이날 회동 이후 주요그룹 생산공장 방문 등 다양한 방식의 스킨십이 이어지면 기업들이 구체적인 투자, 고용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기업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서 투자 규모를 책정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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