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인사부터 외국 정상환담까지, 윤 대통령의 분주한 첫날[윤석열정부 출범]

조문희 기자 2022. 5. 10. 16: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10일 공식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새벽부터 밤까지 바쁜 하루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0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에 마련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합동참모본부의 보고를 받고 군 통수권을 인수하며 임기를 시작했다. 군 통수권 인수는 국가 원수로서 법적인 권한과 역할을 넘겨받는 핵심 절차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당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이나 자택에서 합참의 유선 보고를 받으며 임기를 시작한 반면 윤 대통령은 ‘용산 벙커’에서 대면 보고를 받았다. 보고가 이뤄진 국가위기관리센터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이 열리는 곳으로 그간 청와대 지하벙커에 자리했으나, 윤 대통령이 당선 후 추진한 대통령실 이전 계획에 따라 용산 청사에 설치됐다.

윤 대통령은 서초구 서초동 자택인 아크로비스타에서 오전 9시52분쯤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집을 나서면서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자택 주변에서 자신을 기다린 동네 주민들 한명 한명과 악수를 나눴다. 김 여사는 한 걸음 떨어져 주민들에게 목인사를 하며 감사함을 표시했다. 윤 대통령은 10시쯤 김 여사와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헌화·분향했다. 방명록에는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받들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윤 대통령은 분향 후 현충원 귀빈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뒤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취임식 현장에 갔다. 오전 11시쯤 여의도에 도착한 그는 국회 정문에서 하차해 본청 앞에 마련된 연단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각각 남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흰색 원피스를 착장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약 180m 거리를 이동하며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들과 악수하고 주먹을 맞대며 인사를 나눴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뒤 시민들과 인사하며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취임식에는 외빈과 각계 대표인사, 초청 국민 등 4만여명이 운집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선서와 취임사를 했다. 취임식 도중인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실시간으로 기존 청와대의 전면 개방 장면을 송출하는 행사가 열렸다. 윤 대통령 등 취임식 참석자들은 청와대 정문이 열리고 시민들이 청와대 내부로 들어서는 모습을 실시간 영상으로 시청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 본행사가 끝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 양산으로 떠나는 문 전 대통령 내외가 차량에 탑승하기까지 곁을 지키며 인사를 나눴다. 대구로 내려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윤 대통령 내외가 배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낮 12시쯤 취임식을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향했다. 김 여사와 함께 에쿠스 리무진 차량에 탑승한 윤 대통령은 국회 앞 대로에 접어들어 창문을 내리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청사 집무실을 찾기 전 그는 집무실 근처인 용산 삼각지의 한 경로당과 어린이 놀이터를 찾아 인사를 나눴다. 용산 집무실에 도착해서는 직원들의 환영 인사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다 함께 잘사는 이 나라를 위해서 우리가 한번 신나게 일해 봅시다”라고 말했다. 집무실에서는 ‘1호 결재’로 국회에 제출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안에 서명하면서 본격적인 집무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 7명을 공식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집무실에서 미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에서 취임식에 맞춰 방문한 외국사절단을 접견했다. 오후 4시쯤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리는 경축행사에 참석차 다시 국회를 방문했다. 경축행사 참가자들이 새 정부 출범에 축하를 건네자 윤 대통령은 “윤석열이라는 개인의 정치적 승리의 날도 아니고 제가 몸담고 있는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승리의 날도 아니다”라며 “평화적으로 다시 한번 정권교체를 이룩한 국민 승리의 날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용산 집무실로 돌아와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과 접견을, 오후 6시경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정상 환담을 했다.

마지막 일정은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리는 외빈 초청 만찬이었다.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국무총리, 여야 지도부 등 정관계 인사들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고, 튼튼한 안보, 당당한 외교를 표방할 것”이라며 한·미 간 포괄적 전략 동맹 강화와 일본과의 미래 지향적인 협력 관계 구축, 중국과의 실질적·효과적 협력 모색 등 의지를 밝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