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사상 첫 분기 매출 1조원 돌파.."글로벌 증설 속도"(종합)
고부가 제품 위주 포트폴리오 전환 효과 거둬
분기 최초 동박 1만t 판매..미국·유럽서 증설
반도체 글라스 기판·실리콘 음극재 사업도 준비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SKC가 올해 1분기 동박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1조원이 넘는 분기 매출액을 기록했다. SKC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동박 사업뿐만 아니라 글라스 기판·실리콘 음극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탄탄하게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SKC(011790)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증가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가 추정한 영업이익 전망치 1259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50.5% 늘어난 1조1206억원, 당기순이익은 47.4% 증가한 90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SKC 분기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영업이익을 거둔 건 화학 사업이다. 화학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53.8% 증가한 8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배터리(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46.7% 늘어난 245억원 △인터스트리 소재 사업은 89.2% 증가한 280억원 △반도체 소재 사업은 25.6% 늘어난 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학 사업에선 고부가 프로필렌글리콜(PG)의 매출액 증가가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원기돈 SK피아이씨글로벌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PG 의존도를 높인 점이 효과를 거뒀다”며 “2016년과 비교해 1분기 기준 PG의 매출액 비중은 23%에서 50%로, 영업이익 비중은 31%에서 77%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SKC는 이같은 흐름이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지리라고 보고 있다. 원 대표는 “수익성이 좋은 북미·유럽으로 사업 거점을 넓혔고 동시에 글로벌 대형 고객들에게 인정받고 있어 상반기 좋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 물류난 등 비우호적인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선두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기 기준 최초로 올 1분기 동박 1만톤(t)을 판매한 배터리소재 사업 역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전기차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배터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홍 SK넥실리스 대표는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연말 완공된 정읍 6공장을 포함해 모든 동박 공장이 거의 모든 생산능력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동박 공장 증설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7월 착공한 말레이시아 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유럽에선 폴란드 공장이 올해 2분기 내 본격적으로 착공할 예정이고 미국 공장은 몇 개 부지를 두고 인센티브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 공장은 올해 내 부지를 선정해 연내 착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인터스트리 소재 사업에선 첨단 IT(정보통신)·프리미엄 모델 출시에 따른 고부가 제품 판매가 증가한 데다 친환경 소재 판매가 늘어난 점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이용선 SKC 인더스트리소재사업부문장은 “원재료 비용 상승 등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난해부터 프리미엄·친환경 제품에 집중한 만큼 앞으로도 좋은 경쟁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KC솔믹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소재 사업에선 반도체 평탄화 공정용 핵심부품인 CMP패드(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PAD)의 판매 증가가 눈에 띄었다. 김종우 SKC솔믹스 대표는 “CMP패드의 수익률은 10%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해 매출액 500억원·연산 10만매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C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준비 중인 반도체 글라스 기판과 실리콘 음극재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정환 SKC 소재솔루션센터장은 “글라스 기판은 인텔·AMD·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의 퀄(qual·품질테스트)을 받았고, 일부 물량은 PO(구매주문)도 진행됐다”며 “공장은 올 하반기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실리콘 음극재는 유럽·미국 고객과 퀄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7~8월 중 공장 착공이 예상된다는 게 SKC의 설명이다.
SKC는 플라스틱 재활용 정보 플랫폼을 출시하고, 이사회 내 사외이사 역할을 확대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SKC 관계자는 “올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1조원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글로벌 ESG 소재 솔루션’ 기업을 향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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