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친수 공간' 전남대 연못서 가물치 연쇄 폐사..범인은?

박철홍 2022. 5. 1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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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심 속 대표 친수 공간인 전남대학교 용지(연못)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 가물치가 최근 잇따라 폐사해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광주 북구 전남대 내 용지에서는 죽은 지 다소 시일이 지난 가물치와 붕어 폐사체를 수 마리 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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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오염이 요인 추정..전남대 측, 수질 개선책 마련 고심
대학 연못 가물치 연쇄 폐사의 원인은?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0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내 연못에서 가물치 여러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다양한 폐사 추정 원인 중 수질 오염이 가장 유력한 요인으로 보인다. 2022.5.10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주 도심 속 대표 친수 공간인 전남대학교 용지(연못)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 가물치가 최근 잇따라 폐사해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광주 북구 전남대 내 용지에서는 죽은 지 다소 시일이 지난 가물치와 붕어 폐사체를 수 마리 목격할 수 있었다.

성인 팔뚝 굵기의 가물치 몸뚱어리는 불어서 흩어지고 있었고, 물 위로 노출된 몸통은 봄볕에 말라 파리가 꼬이며 썩어가고 있었다.

'가물치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

사건 현장에는 폐사 원인을 추정케 할 다수의 정황 증거가 남아있었다.

가장 먼저 '용의자'로 지목된 건 외래종인 '플로리다붉은배거북' 떼였다.

용지에서는 이 거북 여러 마리가 바위에 올라가 일광욕하거나, 물 위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플로리다붉은배거북은 어류·조류를 가리지 않는 잡식성 외래종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가 커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된 '전과'도 있어 가물치 폐사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폐사한 어종이 주로 비교적 몸집이 크고 성격이 만만치 않은 가물치에만 집중됐는데, 가물치는 플로리다붉은배거북이 함부로 해할 수 없는 물고기다.

여기에 이 거북이들은 연구 목적으로 풀어놓은 전남대 연구팀의 특별 관리도 받고 있어 용의선상에서 일찌감치 제외됐다.

전남대 연못에 왜래종 거북이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0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연못에 연구 목적으로 풀어 놓은 외래종 플로리다붉은배거북이들이 보이고 있다. 2022.5.10

남은 가물치 폐사의 '유력 용의자'는 대표적인 물고기 집단폐사의 요인인 '수질오염'이다.

용지의 연못 물은 지난 겨울철에 비해 눈에 띄게 탁하게 변해있었고, 봄철 꽃가루가 수북이 쌓여 부유물질이 가득했다.

여기에 물속은 물론, 연못 주변 산책로와 데크에는 맥주캔, 컵라면 용기, 과자 봉지 등 쓰레기가 무수히 많이 쌓여 수질오염의 증거가 남아 있었다.

실제로 전남대가 지난해 봄, 여름, 가을 3차례에 걸쳐 용지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해당 연못은 수질이 매우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봄철은 꽃가루나 겨우내 죽은 수생 식물들이 쌓여 부패하면서 수질 오염이 심해졌고, 여름철은 수온 상승으로 부영양화와 녹조가 발생했다.

특히 올해는 봄철 가뭄으로 수량이 감소한데다 봄철 쌓인 꽃가루 양이 늘어나면서 물고기 폐사가 발생했다는 것이 전남대 측의 추정이다.

전남대학 내 연못에서 가물치 폐사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0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내 연못에서 가물치 여러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2022.5.10

'수질오염'이 가물치 폐사의 범인으로 유력하게 추정되지만, 범인을 잡기는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남대 용지는 수원 확보와 바닥 처리 기법(방수 및 자갈 포설)에 대한 고려 없이 1969년 조성돼 지속적인 수질 오염 문제를 고질적으로 안고 있다.

1만9천㎡에 달하는 연못에 2개의 지하수 펌프가 가동해 종일 물을 퍼 나르고 있지만, 수량 부족으로 하루 공급량이 226㎡에 불과하다.

2015년에 연못을 준설하고 수초를 제거하는 수질 관리를 한 이후 막대한 관리비용(1억원 추정)으로 다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7억여원 예산을 확보해 용지에 대한 수질과 환경 개선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수질 개선책에 대한 해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전남대는 대학 후문을 지나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진척 시 유출 지하수를 끌어오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주변 지하철 공사 현장 유출 지하수를 끌어와 대학 내부 호수의 수질을 개선한 건국대 사례를 참고해 아이디어를 냈지만, 지하철 착공 시간과 더불어 공사 시 지하수가 터져 나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전남대 관계자는 "예년에도 가물치 등이 자연 폐사하긴 했지만, 올해는 봄철 가뭄 탓이지 폐사 개체 수가 늘었다"며 "유지용수 부족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지만, 부유물 제거 등 생태환경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대 연못에 가득한 부유물질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10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연못에 꽃가루 등 부유물질이 쌓여 있다. 2022.5.10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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